해군들 보니 그리운 형 생각이 절로
문길호 해군중령 동생 문대우 씨, SF정박중인 함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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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항 피어32에 정박중인 ‘움직이는 대한민국의 영토’ 순항훈련함대에 동포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해군 가족의 안부를 묻고자 군함을 찾은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사 36기 출신 문길호 중령의 동생 문대우(40, SF거주)씨. 지난 12일 오후 4시경 정박중인 군함을 찾은 문대우 씨는 해군 관계자들에게 “해군에 복무중인 형님을 만난지 10년이 넘었는데 해군 군함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에 미 해양경찰 태평양지역 사령관을 예방하기 위해 출타중이던 손정목 사령관을 대신해 이날 당직 책임자이자 문 중령의 해사 1년 후배인 하삼수 대령(해사 37기)이 문 씨를 함상 내 사관실로 안내, 고국과 형에 대해 환담을 나누었다.
지난 95년 문 씨가 유학차 하와이로 도미했을 당시 플로리다 대학원에서 위탁 연수중이던 문 중령은 귀국하는 바람에, 문 씨는 그 뒤로 10여년간 형을 비롯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는 신세가 됐다.
문 씨는 “장남인 형(문길호 중령)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 해군사관학교로 진학했었다”면서 “고국에 있을 당시 운동만 좋아하던 내게 공부를 하라고 꾸짖던 형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많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형님의 뜻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 씨의 사연을 전해들은 하삼수 대령은 “잠수함 제조 등 조함 병과인 문길호 중령은 현재 해군본부에서 근무중으로 올해 말쯤 대령으로 진급할 예정”이라고 문 중령의 근황을 전한 뒤 “본국으로 귀환한 후 형님인 문 중령에게 동생을 만나고 온 사실과 안부를 꼭 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때 SF 시티 칼리지에서 축구팀 주장과 2004 라스베가스 미주한인체전에서 청년팀 MVP를 수상하는 등 발군의 축구 실력을 발휘해온 문 씨는 현재 SF상록수 축구팀에서 활동하며, SF 시티 칼리지에서의 졸업을 앞두고 만학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중인 문 씨는 “조금 늦은 나이지만 대학원을 진학해 공부를 더 한 뒤 이를마치는 3년 뒤에나 고국에 가 형님과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형님께 동생은 건강히 잘 지내고 있으니 안심하고 군 복무에 충실하시란 말을 꼭 좀 전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오는 14일(토) 산호세에서 개최되는 한얼축구대회에서 해군 팀과 SF상록수 팀과의 친선경기가 열릴 예정으로 문 씨는 “본국에 가있는 조행훈 축구협회장을 대신해 고국에서 군복무중인 형을 생각하며 형의 군 후배들을 융숭하게 대접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김철민 기자>
and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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