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이후 한인들 이미지 훼손 될까 우려
“민관 차원의 개선 노력 바람직”
글렌뷰에 거주하는 박모(30대 중반, 주부ㆍ직장인)씨는 지난 10일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4학년생 딸과 대화를 나눈 후 내심 마음이 편치 않았다. 딸의 말이 “학교에서 타인종 급우들이 ‘너희들 코리언은 왜 핵실험을 하느냐’고 물어왔다는 것. “나는 노스코리아가 아니라 사우스 코리아라고 말했지만 ‘그래서 무슨 차이가 있느냐’(So what?)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이 딸의 설명이었다. 박 씨는 “물론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런 일로 따돌림을 받거나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혹시 딸이 이런 일로 마음을 상하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전 세계를 강타한 북한 핵실험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시카고에 거주하는 일부 한인들은 자칫 다인종 사회에서 한인들의 이미지가 훼손되지는 않을 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남한과 북한은 엄연히 판이한 이념 속의 다른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같은 민족이란 이유 때문에 한통속으로 오인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일부 현지인들을 포함한 타인종 주민들이 남한과 북한을 여전히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도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설령 남북한의 차이를 안다고 해도 ‘속으로는 그래봤자 같은 코리언’아니냐는 말을 하는 것 같아 꺼림칙할 때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여기에 911테러와 이라크 전 발발이후 미주내 아랍민족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부분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
프로스펙트하이츠에 거주하는 조숙영 씨는 “솔직히 아직도 다수의 현지인들이 노스와 사우스를 제대로 구별 못하는 것 같다. 지금도 남한에서 왔는지 북한에서 왔는지 물어보는 현지인들이 적지 않다”며 “911테러, 아랍전쟁 이후로 아랍인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는데 우리한테 라고 그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샴버그에 거주하는 이유경(30대 중반, 주부)씨는 “일단 이런 일이 터지면 우선은 사우스인지 노스에서 왔는지 질문을 받게 된다. 한쪽은 분명히 악의 축인데 그런 질문을 받게 되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남한에 대한 올바른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서는 민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조숙영씨와 이유경 씨는 “학부형 모임이라든지, 교회 모임, 또는 현지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흐름, 남한과 북한의 차이를 설명하고자하는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동포들 개개인이 민간 외교관이라는 사명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총영사관의 박현규 영사는 “공관에서는 이미 현지인들과의 직접적인 접촉, 또는 홍보자료 등을 현지사회 정부기관이라든지, 도서관 등에 지속적으로 배포하는 형식 등으로 올바른 국가 이미지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일반인들 또한 주어진 환경 내에서 얼마든지 이미지 개선에 일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10/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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