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 `미국 독무대’..4개 부문 모두 미국인이 석권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에드먼드 펠프스(73)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9일 거시경제 정책의 장.단기 효과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넓힌 공로로 펠프스 교수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그의 연구가 경제정책 뿐만 아니라 경제학 연구에서도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왕립과학원에 따르면 펠프스 교수는 인플레와 실업률 사이의 상충관계(trade off)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펠프스 교수는 지난 1960년대 말에 주류적 경제학 견해였던 인플레와 실업률 사이의 안정적 역(逆) 상관관계, 즉 필립스 곡선에 도전해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만 해도 인플레와 실업률 사이의 상충관계를 `필립스 곡선’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물가를 낮추려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실업률을 낮추려면 물가가 오르게 마련이라는 것.
왕립과학원은 펠프스 교수는 인플레가 실업률 뿐만 아니라 가격과 임금상승에 대한 회사와 종업원의 기대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이른바 ‘기대조정 필립스곡선’(expectations-augmented phillips curve) 모델을 통해 인플레와 실업률의 상충관계에 관한 이해를 넓힘으로써 현재의 낮은 인플레가 어떻게 미래의 낮은 인플레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해 기업이나 정부 지도자들의 미래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펠프스 교수는 균형실업률을 증명,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주었다.
왕립과학원은 그의 연구는 거시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면서 그의 연구는 70년대에 물가와 실업률이 동시 오르는 원인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임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펠프스 교수는 또 모든 경제정책의 목표인 완전 고용과 안정된 물가, 급성장 사이의 상충 관계에 대한 이해를 넓혔으며, 기업에서 새로운 기술과 발전의 확산에 있어 `인적 자본’의 중요성을 분석하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펠프스 교수는 현재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 정치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펠프스 교수는 이날 A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멋진 상을 받았다는 실감이 든다면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언제 받을지 등은 전혀 몰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경제모델 속에 사람들을 넣으려고 노력했다면서 특히 다른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고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펠프스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으로 올해 노벨상은 받은 6번째 미국인이 됐다. 또 경제학상 부문에서 1999년 환율에 대한 혁신적 분석기법으로 유로화 출범의 기초를 제공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A. 먼델 이후 첫 단독 수상자이기도 하다.
지난 2일부터 사흘에 걸쳐 발표된 과학 분야 상은 미국인이 석권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저 콘버그 교수가 화학상을 받은 것을 비롯, 생리의학상은 스탠퍼드대 앤드루 파이어 교수와 매사추세츠대 의대 크레이그 멜로 교수가 선정됐다.
물리학상 역시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존 매더 박사와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조지 스무트 교수가 받았다.
펠프스 교수에게는 1천만 스웨덴 크로네(약 14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상은 2일 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9일 경제학상이 발표된 데 이어 문학상은 12일, 평화상은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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