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 - 데뷔 2년 이름처럼 ‘아시아 중심’ 우뚝
뚱녀·S라인미녀 1인2역 완벽소화… 연기만큼 댄스·노래도 술술~
배우란 피아노이자 피아니스트다. 제 태어난 분수를 알지 못하고 부나방처럼 스타를 꿈꾸는 이들도 있고, 선천적인 재능만 믿고 제 곡조조차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결국 몸매와 표정, 자신의 선천적인 재능과 함께 연기와 감정, 자신의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 바로 배우다.
분명 김아중은 잘 조율된 피아노이자 숙련된 피아니스트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감독 김용화ㆍ제작 KM컬쳐)를 비롯해 최근 봇물처럼 등장하는 CF 속 이미지는 그녀의 실제 모습이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순수한 미소를 띄우다가 금세 요염한 눈빛을 건네는 모습이 여간 심상치 않다. 데뷔한 지 불과 2년 여. 짧은 시간 안에 톱스타로 자리잡은 그녀의 매력은 바로 재능과 노력의 산물이 분명하다.
도대체 한 편의 영화에서 모든 걸 다 보여주면 어쩔 셈인가. 김아중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연기는 물론이고 노래, 춤 등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여배우란 모름지기 보일 듯 말 듯 베일에 가린 신비주의도 필요할 법도 한데, 그녀의 속셈은 무엇일까. 더욱이 할리우드에서 1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특수 분장으로 ‘뚱녀’에서 ‘S라인 미녀’로 변신하는 캐릭터라니 보여줄 것은 한번에 다 보여주는 셈이다.
김아중은 인터뷰가 끝난 후 며칠이 지나서야 그 대답을 들려줬다. 인터뷰 당시 두려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여러 번 반문해봤다면서 왜 무섭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안티’든 ‘찬티’든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면 족하다고 털어놨다.
며칠 동안 질문 하나를 놓고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는 그녀의 모습에는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속깊은 배우의 내음이 풍겨나왔다.
김아중은 변신에 능하다.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다채로운 캐릭터의 여인으로 변신하더니 ‘미녀는 괴로워’에서 1인2역에 가까운 캐릭터를 맡았다. 95kg의 몸무게를 가진 가창력 좋은 여가수에서 성형 수술로 날씬한 몸매의 여가수로 변신하는 배역이다.
김아중은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의 가수 유미로부터 노래를 배웠고, 댄스 특훈도 한달 넘게 받았다. 더운 여름 10kg가 넘는 ‘뚱녀’ 분장 소품 때문에 땀도 비오듯 흘렸고, 노래 연습하느라 편도선이 성할 날이 없었다. 김아중은 “워낙 열심히 했는지 촬영이 끝난 후 주위에서 더 격려를 해주고 흥행을 기원해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아중은 ‘아시아의 중심’(亞中)이라는 자신의 이름처럼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추석 직전인 지난 1일과 3일 일본 오사카와 도쿄에서 열린 팬미팅을 겸한 프로모션에 참석해 난생 처음 일본 팬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조만간 대만 프로모션도 앞두고 있으니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중심’에 성큼 다가선 셈이다.
김아중은 “‘여우’(女優)라는 수식어를 그토록 갖고 싶었는데 이젠 어울리지 않나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아중은 꿈을 이룬 행운아다. 김아중은 4년 여전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학부를 입학할 당시 오리엔테이션에서 졸업과 함께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의 OST 수록곡을 부르고 싶다고 공언했다. 올해 8월말 9학기 만에 졸업장을 따면서 그 소원은 현실이 됐다. 김아중은 “꿈이 현실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졸업장을 받으면서 스스로 얼마나 대견했는지 몰라요”라고 되뇌었다.
김아중은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불과 9학기 만에 대학 졸업장을 따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학과 리포트를 빠뜨리지 않았고, 그 덕분에 무사히 학사모를 쓰게 됐다. 김아중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하느라 친구들과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못 만든 게 아쉬워요.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는 생각에 더욱 삶에 충실해야할 것 같아요”라고 다짐했다.
# 에필로그
아직 김아중의 연주는 끝나지 않았다. 김아중은 자신의 연주 레퍼토리 가운데 이제서야 첫 페이지의 악보를 연주하고 있다. 봄바람처럼 청량한 미소로 다가온 김아중은 언젠가 한여름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한가을 튼실한 열매처럼 풍성하게, 그리고 한겨울 온세상을 덮은 눈처럼 포근하게 다시 다가올 작정이다. 김아중은 욕심이 많다면서 처음 각오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고규대 기자 enter@sportshankook.co.kr
ㆍ사진=임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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