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스 수프’사 직원 위니 파머가 새로 나온 치킨 누들 수프 맛을 보고 있다.
빵, 치즈, 수프, 아침식사용 시리얼에 치는 것은 물론 모든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파는 식사와 정육에까지 미국 음식 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것이 소금인데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사람들은 소금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이에 미국 최대의 의사 단체인 미국의학협회가 수많은 가공식품에 너무 많이 첨가되는 소금의 양을 줄여보려고 정부와 식품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의학협회·소비자단체 등 ‘줄여라’압력에 식품업계 하소연
건강에 악영향 알면서도
“맛 떨어진다” 함량 안줄여
FDA선 첫 공청회 열기로
지난 6월에 열린 연례총회에서 의학협회는 연방 식품의약청(FDA)에 식품회사들이 제품에 넣을 수 있는 소금의 양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까지 식품성분에 대한 규제를 요구한 전력이 없는 의학협회는 FDA에게 특별히 오랫동안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므로 감독한 적도 거의 없는 소금을 식품첨가제로서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권고가 채택된다면 용기에 넣어 포장한 식품을 제조하는 회사들은 다양한 종류의 식품에 걸쳐 소금을 허용된 양만큼만 사용해야 하며, 음식을 보존하고 맛을 더해주는 소금의 역할을 대신할 첨가제도 서둘러 찾아내야 한다.
이에 대해 FDA는 앞으로 두어 달 이내로 이제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소금과 건강에 관한 청문회나 웍샵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소금에 대한 규제에 열렬히 반대하는 식품업계는 식품에 사용하는 소금을 제한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중지시키려고 정부를 상대로 로비하고 있다.
‘모튼 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솔트’ 같은 소금회사를 대리하는 소금연구소의 리차드 해너먼 소장은 지난 달 연방 보건후생부의 존 애그워노비 차관을 만나 FDA의 소금 규제에 반대했다. 미국의 소금 시장은 3억4,000만달러 규모다.
소금을 전면적으로 줄여야 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해너먼은 규제하는 대신 FDA에 소금 섭취를 줄임으로써 전반적인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할 자금을 지원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강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과도한 소디움 섭취 때문에 다양한 건강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왔다. 미국의학협회는 물론 국립과학원의 의학연구소, 연방 정부의 국립 심장, 폐, 혈액연구소 등은 소금으로 인한 고혈압이 미국의 첫째와 셋째 사망요인인 심장병과 뇌일혈을 일으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는 것이 알려진 지가 최소한 20년은 됐다고 밝히고 있다.
2004년에 국립심장, 폐, 혈액연구소가 미국 공중보건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는 포장식품 및 식당 음식에 사용된 소디움의 양을 반으로 줄인다면 해마다 15만명이 목숨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식품회사들은 자기들도 자발적으로 소금의 양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몇 십년 전부터 소금의 양을 줄이거나 넣지 않은 제품을 내놓은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미국 사람들의 소디움 소비는 줄지 않았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보통 젊은 성인은 일일 소디움 섭취량이 2,300mg, 고혈압 환자나 고혈압의 위험이 높은 흑인, 중년층과 노년층은 1,500mg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도 연방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 사람들은 하루 평균 3,300mg 이상의 소디움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에는 3,100mg이었다.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사람들이 섭취하는 소금 중 4분의3은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것이다. 식탁에 놓인 소금통에서 첨가하는 것은 10% 미만이고 10% 정도는 식품 속에 천연적으로 들어 있는 것이다.
이에 소금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므로 소금의 안전성을 당장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FDA의 식품첨가제 안전 담당 로라 타란티노 디렉터는 FDA는 소금이 제기하는 문제를 그동안 주의 깊게 살펴왔으며 모든 포장식품의 성분표시에 소디움 함량이 반드시 명기되도록 한 것도 FDA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FDA가 이 문제에 미온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FDA와 식품업계에 비판적인 단체인 공익과학센터의 마이클 제이콥슨 소장은 23년 전부터 가공식품에 넣는 소금에 대해 조치를 취하라고 FDA에 요구해 왔지만 그 산하 단체로 대부분의 식품규제를 맡아 처리하는 식품안전 및 영양센터가 소금을 우선 문제로 다룬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식품회사들은 소금을 적게 쓰면서 맛있게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단맛과 달리 소금의 맛은 잘 이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안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캠벨스’ 수프의 경우 수십년간 소금과 맛이 비슷한 대체제를 찾고 있는 한편으로 인기 품목 몇 가지에 대해 천연적으로 소디움 함량이 낮은 바다소금과 기타 조미료를 섞어서 소디움 함량을 25% 낮춘 제품을 내놓았다.
‘콘애그라 푸즈’의 경우 작년에 소리 없이 소디움 함량을 ‘키드 퀴진’ 냉동식은 18%, ‘셰프 보야디’ 제품은 14%, ‘뱅큇’ 브랜드 냉동식은 19% 줄였다.
소디움을 줄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2003년에 ‘콘애그라’는 매출이 너무 형편없어서 서빙당 소디움 함량이 360mg이었던 ‘헬시 초이스’ 치킨 누들 수프를 철시했다. ‘제너럴 밀스’도 2001년에 출시한 소디움을 25% 줄인 ‘햄버거 헬퍼’ 3종을 1년도 채 못돼 거둬들였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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