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리기 편성, 각종 가족문제 총집합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KBS 2TV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문영남 극본, 배경수 연출)의 인기가 여전하다.
지난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드라마는 50회가 넘어선 현재까지 4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드라마 가운데 가장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54회가 방송된 1일 시청률 역시 40.0%를 기록했다.(시청률 조사기관 AGB 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
이렇다할 톱스타도 없이 조용히 시작한 이 드라마가 다양한 시청자층을 흡인하며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들은 무엇일까.
이 드라마의 제작사인 팬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한두 명의 주연 배우가 아닌 많은 등장인물이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네러티브를 이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인 듯 하다고 해석했다.
’소문난 칠공주’는 칠자 돌림 네 자매 덕칠(극중 나이 35세. 김혜선) 설칠(28세. 이태란) 미칠(28세. 최정원) 종칠(20세. 신지수)이 모두 주인공이 돼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이끄고 있다. 20~30대를 아우르는 주인공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폭넓게 공감대를 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
또 이 네 자매와 짝을 이루는 4명의 상대역, 왕선택(안내상) 유일한(고주원) 연하남(박해진) 황태자(이승기) 역시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극에 양념을 톡톡히 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주원 이승기 박해진 등 신세대 스타들은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중장년 층 뿐 아니라 10~20대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시청률 상승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중견 배우, 신세대 배우들의 연기력도 인기 요인
출연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도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박인환 노주현 나문희 김해숙 윤미라 등 중견 연기자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이태란 최정원 등 젊은 연기자들도 개성있는 배역들을 충분히 흡수해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것.
가수 출신 이승기도 과거 시트콤에서 쌓은 연기력을 첫 출연하는 정극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 특히 이 드라마를 통해 주목받는 신인으로 부상한 박해진은 제작진들에게 특훈까지 받으며 연기력을 연마해 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막내 ‘종칠’ 역이 당초 신인 이은우에서 신지수로 바뀐 것도 연기력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로 이 드라마 제작진들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문영남 작가, 감칠맛 나는 대본도 큰 힘
’장밋빛 인생’ ‘애정의 조건’ 등 드라마를 통해 주가를 한껏 높인 있는 문영남 작가의 감칠맛 나는 대본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톱스타나 영상미 등 여타 요소들보다 대본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주말극의 특성상 문 작가의 현실성 있는 인물 설정과 대사, 구성 등이 드라마에 주요 인기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출연자는 드라마에 시트콤적인 요소들도 많아 잔재미를 주면서도 홈드라마의 모습을 잃지 않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인 듯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진부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어둡지 않게 그려나가면서 시청자들을 시기 적절하게 울리고 웃겨 극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는 해석인 것.
물론 여기에 혼전 임신, 불륜, 출생의 비밀 등 설정이 주말 드라마 소재로는 부적절하다는 시청자들의 문제 제기도 많았다. 그러나 극 중반을 넘어서면서 갈등 요소들이 하나 둘 해결되면서 이 같은 비난들은 서서히 사그라 든 상태.
제작진 역시 극 초반 이 같은 비난들이 쏟아졌을 때 이런 설정은 다양한 가정 문제를 바람직하게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행복한 가정이 완성되는 모습을 그려가기 위한 것이라며 극 중반을 넘어서면 비난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초 50회에서 마무리짓기로 했다가 인기를 끌자 30회 연장 방송을 결정해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맡은 ‘소문난 칠공주’. 그러나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소문난 칠공주’는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연말까지 시청자들의 주말 저녁 시간을 책임질 태세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오미정 기자 om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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