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또래들이 모이는 마이스페이스. 비슷한 성향을 지닌 고객 집단에 대한 광고는 효과가 배가된다.
웬디스의 네모난 버거를 닮은 사각형 마스코트 스마트. 스마트는 마이스페이스에 자체 페이지를 갖고 있다.
요즘 인기가 폭발적인 MySpace.com. 한국의 10대,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사이월드’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닫는 것처럼 마이스페이스에도 엄청난 수의 ‘친구들’이 몰려 북적댄다. 비슷한 또래, 비슷한 취향, 비슷한 소득의 인구집단이 ‘친구들’이란 이름하에 몰려 있다는 것은 마케터들의 입장에서 보면 고기떼가 무더기로 몰려 있는 셈. 낚시로 한 마리씩 잡는 대신 투망질 한번이면 무더기로 잡을 수 있다.
수천만이 ‘친구’되어 몰려 있는 집결지
기업들, 소셜네트웍 마케팅 시동
웬디스 등 유료 홍보성 페이지 게재
상업성 심해져 본질 훼손될 위험도
차별적인 소비자 집단이 잘 구분돼 하나의 타겟 고객 집단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은 기업과 광고사들이 소셜네트웍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 마이스페이스의 잠재적인 마케팅 위력을 인식한 기업들이 마이스페이스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웬디스는 자사 마케팅 마스코트인 ‘스마트’를 마이스페이스에 올렸다. 실재 인물이 아니라 가상인물이라는 점이 다를 뿐 그 외에는 다른 ‘친구들’과 같다. 자기를 소개하는 프로파일에는 이름과 사진들, 좋아하는 것들, 존경하는 인물 등 여러 가지 개인 정보가 실린다. 마이스페스에 올라 있는 스마트의 친구는 이미 8만1,000명이나 된다. 이들 친구들이 스마트의 페이지에 연결돼 서로 인사말이나 안부, 코멘트 등을 주고 받는다.
스마트의 프로파일에는 메탈 음악과 안젤리나 졸리, TV쇼 24와 같은 흥미로운 것들이 리스트로 올려 있다. 좋아하는 음식은 ‘웬디의 베이컨 머쉬룸 멜트’, 존경하는 인물은 ‘웬디 창업자 데이브 토머스’라고 쓰여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자이언트 뉴스코프가 지난해 5억8,000만달러를 주고 매입한 가장 널리 알려진 네트워킹 사이트. 7월중 방문객 4,600만명을 끌어들였다. 바로 이 엄청난 유인성을 보고 기업들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접근한다.
웬디스처럼 상업적 목적으로 마이스페이스에 페이지를 올리는 업체들은 증가일로에 있다. 웬디의 라이벌 업체인 버커 킹은 자사 “King”의 페이지를 갖고 있고, 컬럼비아 영화사는 리키 바비 프로파일을 리스트했다. 리키는 컬럼비아영화사가 제작한 탈라데가 나이츠에 나오는 가상의 NASCAR 레이스카 드라이버. 뉴스코프 계열인 케이블 방송 FX는 INP/Tuck에 연쇄살인범으로 나오는 ‘더 카버’를 마이스페이스에 올리고 있다.
상업성을 띤 이런 가상 인물들은 유료 광고협약에 의해 올려진다. 바이어들은 많은 친구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매력적인 피쳐를 사서 페이지를 장식하며 다른 사용자들도 찾아올 수 있도록 배너광고나 텍스트링크도 붙인다. 프로파일을 올리는 비용은 10만달러에서 100만달러에 이르기도 하는데, 페이지의 기술적 복잡성이나 프로모션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기업의 상업성 프로파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유료인 것은 아니다. 많은 비즈니스들이 돈 내지 않고 자사나 제품을 홍보하는 프로파일을 싣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상업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모니터 하고 있으며 무단 광고성인 경우 페이지를 철수시키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지를 통해 직접적인 판매를 하는 행위는 금하고 있다. 공격적이거나 외설적 내용, 누드가 사이트 전반에 걸쳐 금지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마이스페이스측은 마이스페이스에 올라 있는 1억명에 달하는 프로파일 중에 돈 안내고 올리는 상업성 페이지가 얼마나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지만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 세일즈 팀으로 광고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상업성 메시지 수를 제한하는 것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치명적으로 중요하다고 마케팅 담당 부사장 맥스 칼레호프는 강조한다.
“거액의 광고 달러가 대기 중이지만 궁극적으로 이 사이트의 가치는 회원들로부터 나온다. 회원들로 하여금 이 사이트에 몰리도록 하는 것은 상업성이 아니라 진솔함이다. 상업적 광고란 포탄이 빗발치듯 투하된다면 이 사이트는 파괴되고 말 것이다.”
광고주들 역시 위험이 없지 않다. ‘친구들’ 사이에 알려진다고 능사가 아니다. 좋은 소리를 들을지 아니면 거꾸로 씹힐지 알 수 없다. 온갖 소리를 다 들을 각오를 하고 페이지를 올려야 한다. 입에 발린 상업적 소리만 늘어놨다가는 욕만 먹기 십상이다.
마이스페이스는 광고 고객들을 보다 밀착해서 모니터링 할 것을 권하며 요청에 의해 부정적 포스팅은 삭제해주고 있다. 웬디스의 스마트 페이지에 올라오는 메시지는 웬디 버거에 대한 칭찬도 있지만 부정적 메시지도 적지 않다. 채식주의자들의 포럼 사이트로 연결되기도 한다.
“모니터는 하지만 컨트롤할 수는 없다”. 웬디의 수석 마케팅 오피서 이안 로우덴은 겸허하게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건 사회적 대화다. 싫은 메시지라고 내려버리면 웬디는 일관성없는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 될 것이다”
알로이 미디아&마케팅사의 유스 마케팅 전문가 사만사 스키는 “웬디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로 표현한다. “일단 올라온 이상 시니컬한 10대 젊은이들의 비판도 온몸으로 수용할 태세가 돼 있어야 한다”
뉴욕의 20세 여대생 엘리자 메디슨은 기업체 페이지에는 아직 연결해 보지 않았지만 비즈니스와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면 굳이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만약 상품 매입을 강요하거나 노골적인 상혼을 드러낸다면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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