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 에이잭스 & 선스의 유급 도제인 다니엘 맥기는 훈련을 끝내면 5만8,240달러의 연소득을 올릴 수 있다.
소비자 정보
제조업에 눈을 돌릴 때다. 한동안 공장 폐쇄, 레이오프로만 유명했던 제조업이 고소득, 숙련직 직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에 제조업계 일자리 수백만개가 외국으로 빠져나갔거나 자동화로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일자리들은 더 나은 기술을 요하는 것이라 대우도 좋다.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학, 컴퓨터, 기계에 대한 능력만 있으면 일년에 5만~8만달러는 거뜬히 번다. 그래서 요즘 제조업체의 공장을 지배하고 있는 컴퓨터와 로봇을 프로그램하고 조작하고 수리할 수 있는 직원을 확보하지 못해 안달이 난 일부 회사들은 채용 보너스에 이사비용 등 이제까지 화이트 컬러 직업에나 있던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면서 사람을 찾고 있다.
고령세대 은퇴… 제조업체 90% 대체인력 못채워
연봉 5만~8만달러, 이사비·학비 제공 사람찾기
일부회사는 기존 직원대상 유료 훈련까지 실시
‘저임금에 더럽고 위험한 일’ 인식 이젠 바꿔야
오하이오주에 있는 전자부품 제조사 ‘아메리칸 마이크로 프로덕츠’는 테크니션을 소개하는 직원에게 1000달러의 보너스를 주고 있으며 새로 입사하는 직원의 이사비용까지 제공한다. 샌안토니오의 ‘도요다’ 공장은 주정부가 후원하는 훈련 프로그램까지 실시했지만 새 공장에 필요한 숙련된 기능직에 충분한 유자격 지원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주 폰태나의 ‘캘리포니아 스틸 인더스트리즈’는 시간당 28달러나 지불하는 기계 및 기술직 5자리를 채우기가 너무 힘들어서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료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만2,000개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전국제조업자협회가 실시해 작년 12월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90% 가량은 숙련된 기계 및 기술직을 채우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그중 83%는 숙련공 부족으로 고객 서비스 능력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와 같은 부족현상은 부시 대통령까지 주목하고 있어 최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의 금속부품 공장을 방문해 그 회사가 직원 부족으로 주문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제조업체들이 젊은 근로자들을 고용하지 못하는 최대 장애요인은 더럽고, 저임금이고, 단조로운 일이라는 제조업에 대한 일반적 평판이다. 그러나 미니애폴리스 인근의 사립고교를 졸업한 다니엘 맥기(21) 같은 청년은 고교 재학 때 자전거 가게에서 일하고 아버지가 차고에서 일하는 것을 도우면서 기계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도 없는 인문학 강의가 더 지겹게 느껴졌던 그는 고교 평점 3.0에 체육 우등생, 장학금까지 받아 놓아 당연히 4년제 대학에 진학하리라 믿었던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동네 금속부품제조업체에서 도제로 일하면서 회사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가며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기계도구 테크놀로지를 공부하고 있다.
“저는 4년제 대학 학위보다 기술 교육 경험과 현장 체험을 함께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책에서 배운 지식만 가지고 학교를 졸업한 후 취직을 잘 못하더군요”라고 말하는 맥기의 결정은 그의 부모도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맥기가 다니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교무처장으로 제조업이란 퍼런 작업복을 입고 팔에는 문신을 하고 근무가 끝나면 맥주나 마시는 사람들이 할 일이지 자기 아들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의 아버지 마이크 맥기(49)가 마음을 바꾼 것은 아들이 ‘E.J. 에이잭스 & 선스’에 취직되는 것을 보고 나서다. 가전제품과 산업용 기계류에 사용되는 금속제 브래킷, 래치, 기타 부품을 만드는 이 회사에서 맥기는 시간당 14달러의 도제 수당과 커뮤니티 칼리지 학비 외에 건강보험, 401(k)를 받고 있으며 훈련을 모두 마치면 연봉 5만8,240달러가 약속되어 있다. 대학을 졸업한 그의 형이 2년만에 겨우 취직한 광고회사에서 받는 돈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고용개발부에 따르면 작년에 산업기술직 근로자의 평균 연소득은 5만4,643달러였다. 작년에 미국의 모든 풀타임 근로자의 중간 소득은 3만4,000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도 미국 청소년들은 아직도 제조업을 피해야 할 저임금 직종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 문제 이외에 제조업계가 숙련된 근로자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는 적절한 훈련을 받은 나이든 근로자들이 대거 은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오프됐던 조립공들은 제조업계 복귀를 꺼리거나 자신의 수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노던 일리노이 대학의 제조업체연합 사무총장 매리 로즈 헤네시는 말한다.
인력확보를 위해 투자하겠다는 회사들도 있지만 과거 그 회사들이 의지하던 커뮤니티 칼리지 프로그램들 또한 그동안 자취를 감춰왔다. 미국 커뮤니티칼리지협회 회원인 1202개 칼리지 중 다수가 학생 수요 감소로 인해 관련 프로그램을 폐쇄시켰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칼리지협회의 노마 켄트 부회장은 값비싼 훈련 장비가 요구되는 새롭고 개선된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업계의 요구가 거세지만 제조업이란 것이 원래 경기를 잘 타는데다가 대학당국들도 돈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에 투자했다가 제조업체 일자리가 없어지면 낭패이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서 업체들만 고전하고 있다. 도요다 자동차가 샌안토니오의 새 공장에 필요한 2000명을 모집한다고 발표하자 당장 일하겠다는 지원자가 10만명이 넘게 몰려들었지만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테크니션 자리 200개는 지원자를 찾기도 힘들었다. 텍사스주 정부가 나서 프랭크 키하노 교사를 고용, 로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도요타에 취직시킬 사람을 한번에 50명씩만 훈련시키도록 했지만 고작 20명이 지원했을 뿐이다. 취업박람회에 모인 사람들에게 일년에 4만~5만달러를 버는 이 자리에 왜 지원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모두 위험하고 더럽고 저임금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더라고 키하노는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직원 구하기가 힘들자 ‘다우 케미컬’은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공장에 필요한 테크니션을 텍사스, 루이지애나, 미시간 등에서 모집하고 있다.
다니엘 맥기를 고용한 E.J. 에이잭스 & 선스는 지난 5년 동안 직원 50명 전원의 훈련비를 부담했다. 그래도 앞으로 15년 후면 전 직원의 반이 은퇴할 것이므로 대체 인력 마련을 위해 에이잭스 사장은 최근 어린 도제 맥기에게 추가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제조기술을 전공해 학사학위를 받겠다면 학비를 회사에서 내주겠다는 것이다.
4년제 대학 진학을 우습게 생각했던 맥기도 이번에는 이 장학금을 받기로 했다. “장차는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집 사고, 차 사며 살아갈 텐데 나는 그런 것들을 내 나이 또래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빨리 이룰 수 있을 겁니다. 내 또래의 대부분은 아직 대학을 더 다녀야 하고 졸업한 다음에도 맨 말단에서 시작하지만 그때 현장경험이 풍부한 나는 이미 중견사원이 돼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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