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2명중 1명, 삼성만 찾는다
삼성 평판TV, 獨등 5개국서 점유율 1위
LG전자 타임머신 TV는 없어서 못 팔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TV와 PDP TV 등 평판(Flat Panel) TV가 전 세계 TV 시장을 제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서유럽 등에서 LCD TV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LG전자도 최근 폴란드 체코에서 LCD TV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세계 TV 시장 제패 현장을 3회에 걸쳐 심층 진단한다.
2일 독일 베를린시 베딩구 팡크가에 자리잡은 가전 유통 전문 매장 미디어마트. 독일에서 가장 큰 가전 체인점 중 하나인 이곳의 1층 TV 매장은 삼성전자 평판 TV가 점령하고 있다.
일단 TV 매장 맨 앞쪽에 전시된 5개 메인 제품 중 3개가 삼성전자의 LCD TV와 PDP TV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37인치 LCD TV 35대는 3단으로 된 TV 매장 진열대 가운데 맨 위층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차지했다. 진열대의 나머지 1단과 2단을 소니 샤프 필립스 히타치 파나소닉 파이오니어 등 경쟁사들이 나눠 쓰고 있는 셈이었다.
티모 빌렌버그 미디어마트 TV 부장은 최근 삼성전자 평판 TV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한 회사의 제품으로 진열대 한 층을 모두 채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화질이 탁월하고 디자인도 매력적이어서 TV를 사러 오는 고객 2명중 1명은 삼성전자 평판 TV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의 평판 TV가 경쟁사에 비해 다소 비싸거나 같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 32인치 LCD TV의 경우 삼성전자 제품이 1,690유로, 필립스가 1,699유로로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소니는 1,999유로라는 가격표를 지우고 1,400유로라는 새 가격표로 붙여 놓았다.
삼성전자의 평판 TV가 지존의 자리에 오른 곳은 비단 독일만이 아니다.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 자료(5월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 TV는 독일과 영국에서 각각 17.3%, 스페인 21.9%, 프랑스 25.1%, 이탈리아 28.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유럽 전체 시장(18개국 대상)으로 봐도 시장점유율 20%를 돌파, 2위 업체와의 격차를 5%포인트 이상 벌렸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LG전자도 동유럽 주요 국가인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에서 6월 한 달 LCD TV 시장점유율이 각각 26.8%, 18.9%, 17.7%, 22.0%를 기록, 정상에 올랐다.
폴란드의 므와바와 브로츠와프에는 LG전자의 LCD TV와 PDP TV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특히 생방송을 녹화해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TV는 유럽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LG전자는 유럽 평판 TV시장에서 PDP TV는 1, 2위권, LCD TV는 3, 4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2008년까진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TV업체들의 힘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 가전 전시회’(IFA 2006)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 IFA 2006에서 삼성전자는 전시장에서 가장 좋은 목인 20번홀에 1,180평이라는 최대 전시 공간을 마련, 다른 업체들을 압도했다.
LG전자도 두번째로 큰 규모로 전시공간을 꾸몄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이 개막 기조 연설까지 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업체들의 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때문인지 소니와 파나소닉은 아예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았다.
최 사장은 독일에 간호사를 파견한지 40주년을 맞은 올해 삼성전자가 독일에서 LCD TV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고 일본 가전 회사들이 주도했던 IFA 전시회까지 점령하게 됐다는 사실에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어 LCD TV 뿐 아니라 PDP TV도 세계 1위를 석권, 디지털 가전 수요가 폭증하는 ‘디지털 붐’(Digital Boom)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린=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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