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라 할 수 있는 글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을 담고 있어야 하며 작가의 삶 속에 묻어 있는 인생의 향기가 나야 해요”
SV롸이더스그룹 초청으로 문학특강을 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지역을 찾은 곽상희시인은 시나 수필을 어떻게 써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글 쓰는 작업에 대한 왕성한 활동은 문학과 관련한 그의 인생을 화려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시인 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국제적인 시인이자 문필가로 만들어 주었다. 그런 국제적인 시인답게 그는 글 쓰는 이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덧붙여 얘기해 준다.
“마음속에 굴곡을 담고 글을 쓴다면 좋은 글이 쓰여지지 않을 뿐더러 신변잡기로 흐를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절대 화가 나 있는 상태나 여러 가지 복잡하고 나쁜 생각으로 머리가 차 있을 때는 글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그는 이어 “자기의 정서와 생각이 자연스럽게 녹아 나야 하는 만큼 문학이라는 것이 쉽지 만은 않으나 현실에 바탕을 둔 사실적 묘사를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문학적 가치가 있는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뒤 “보편적 가치를 시에 융화 시켜 개인적인 아픔으로 승화시켜 나간 윤동주시인의 시를 볼 때 시대는 다르나 그 시대를 아는 아픔을 통해 그의 시에 동감이 간다”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이자 문학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글을 쓸 때 특히 시를 쓸 때는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강조한 뒤 자신의 시에 담겨있는 낱말 중 ‘날 돋음’이 ‘가시 돋음’을 대신한 것을 예로 들며 자신 역시 시를 쓸 때는 아직까지 국어사전을 이용, 보다 가슴에 와 닿고 감동이 전해지는 그런 낱말을 선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상희시인은 “시는 자신의 존재확인이며 자아 성찰이고 자아 극복이고 자아 실천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서와 생각들을 이미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형상화 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시를 씀에 있어서 다른 이들의 시의 영향을 극복해야 하나 모방을 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놀이와 구원의 두 가지를 나타내는 시야말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시가 독자들에게 주는 감동의 정체에 대해 밝힌 뒤 “수필을 쓸 때는 자기의 인생과 철학, 경험들이 들어가야 하겠으나 미주지역의 동포들은 한국과는 다른 소재와 주제를 다뤄야 한다”며 공간 변화에 따른 주제 선택의 고민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는 글을 쓰기 위한 인생의 연륜으로 생각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글 쓰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시와 함께 아니 소설처럼 살아온 그의 문학적 인생이 엿보이는 듯 하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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