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도 개성시대다. 나만의 독특하고 톡톡튀는 이미지를 간직하는 명함들이 한 업소 벽에 빼곡이 선보이고 있다.
사진·캐리커처 넣고 거울 달고 접을수도 있게
‘붕어빵 명함’ 비웃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 눈길
“나를 팔아라. 버림받지 않고 소중히 간직될 수 있도록”
LA한국문화원에 새로 부임한 박위진 영사. 얼핏보면 별다른 특징없는 생김새지만 그와 만난 사람들은 그를 잊지 못 한다. 그가 건넨 명함 속에 새겨진 박 영사의 캐리커처의 강렬한 느낌이 머리에 인쇄하듯 남기 때문이다.
가장 원시적인 자기홍보 수단의 하나인 명함이 외피를 갈아입으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매그네슘 등으로 옷을 갈아입은 명함들은 휴지통에 버려지고 명함통 속에 처박힌 구식 명함들을 도도히 비웃으며 상대방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명함을 온라인 주문한 윌인베스트먼트의 웨인 장 융자담당자는 “1,000장에 50달러하는 일반명함보다 8배 비싼 약 400달러에 명함을 한국에서 주문했지만 주변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명함 한 개의 파괴력이 그 어떤 홍보수단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의 명함의 장점은 플라스틱 명함의 재질을 그대로 살린 거울재활용. 얼굴 사진이 들어간 앞면과 달리 뒷면은 거울로 활용이 가능하다. 장 융자담당관은 “식사 후 입에 이물질이 끼지는 않았는지 거울을 봐야하지만 남성들은 컴팩을 안 가지고 다니지 않느냐”며 아이디어 만점의 거울 명함을 자랑했다.
평범한 얼굴을 던져버린 명함은 비즈니스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단요가’는 명함 뒷면에 1주일 클래스 스케쥴을 새겨 넣어 번거로운 안내전화까지 피할 수 있는 등 명함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 그래픽 디자이너의 명함은 반반한 일반 명함과 달리 접이식으로 구성, 작은 공간에 빼곡이 자신만의 장점을 새겨 넣으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남과 다른 튀는 모습으로 꾸미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과 달리 LA의 한인 인쇄업계는 아직까지 복잡한 그래픽 또는 캐리커쳐 등을 소화해내지 못 하고 있는 형편이다. 뉴월드프린팅의 다니엘 정 사장은 “한국의 명함 기술이 앞서있는 데 반해 LA는 그래픽을 소화해낼 전문 인력의 부족과 비싼 디자인 비용 등으로 인해 다양한 명함을 소화해내지 못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명함 업체들은 이 같은 해외 한인들의 수요 증가에 따라 해외사업담당 부서 또는 미국에 명함주문담당자를 둔 채 해외 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다. 한국의 명함업체인 ‘명함천국’은 각종 수입지와 특수수입지의 등의 재질과 다양한 그래픽으로 한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해외에 명함을 판매하고 있으며 한 업체는 애틀랜타와 뉴저지에 지사를 운영, 주문을 받고 있다.
명함 안내판을 운영하는 아메리카노 커피샵 한 관계자는 “자연발생적으로 한 사람, 두 사람 명함을 붙이다 이제는 틈새가 안내판에 보이지 않을 정도”라며 “그 많은 명함 중 사람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은 역시 톡톡 튀는 명함“이라며 명함의 개성시대는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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