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한해 60%의 이익을 올려줄 수 있는 투자물이 있다면 투자자들은 돈을 싸들고 벌떼처럼 몰려들 것이다. 은행이자 잘해야 5%, 리스크가 있는 주식도 10% 안팎, 잘 나가는 부동산 투자신탁이나 일반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해도 일년에 투자한 액수의 15%정도를 뽑는다면 괜찮은 투자에 속한다. 20~30%정도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준다면 고객은 줄을 이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투자이익율이 한번도 아니고 십년 넘게 지속적으로 50%를 넘는다면 그것은 가히 환상일 것이다. 만약 그런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세상을 뒤집어 놓을 것이다. ‘투자수익율 62%’란 현대판 연금술과 같은 투자전략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학계서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옵션거래인들 주식 선별력 일반투자자보다 월등
풋/콜 옵션 비율 근거로 만든 투자 포트폴리오
십여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연간 62% 높은 수익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의 전 팬 교수와 일리노이주립대(어바나-챔페인)의 앨런 포테쉬만 교수는 ‘Review of Financial Studies’ 2006년 가을호에 실린 ‘The Information in Option Volume for Future Stock Prices‘란 연구 보고서에서 옵션 거래자(trader)들이 선호하고 기피하는 옵션의 주식들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는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을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두 교수는 나아가 옵션 트레이더들의 선호도를 근거로 구성한 이 포트폴리오는 십여년에 걸쳐 연간수익률이 평균 62%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주식 선별자(stock picker)로서의 옵션 트레이더들의 능력에 관한 첫 번째 본격적인 연구. 이번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옵션 거래자들은 주식을 꼽는데 있어 일반 주식투자자들보다 더 능하며 옵션 거래자들의 움직임을 보면 주식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이다.
옵션 거래자는 옵션이 근거로 하는 주식(underlying stock)이 미세하게 움직여도 옵션 가격은 크게 변하기 때문에 해당 주식의 움직임에 극도로 민감하다. 해당 주식이 몇 %가 올라도 콜옵션(call option-주가가 오르는 쪽에 돈을 거는 옵션)은 몇 백%로 뛸 수 있고, 주식이 약간만 떨어져도 풋 옵션(put option-주가가 떨어진다는 쪽으로 베팅)은 크게 돈을 번다. 지렛대(leverage) 효과가 주식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일반투자자들의 참가를 말리는 영역이다.
주식의 움직임을 맞히면 크게 딸 수 있고, 방향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면 크게 잃을 수도 있는 고위험 투자물이다. 주가 움직임을 제대로 짚느냐 못 짚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옵션 거래인들은 투자시 정확도를 생명으로 삼는다. 그렇다면 옵션의 거래량을 추적하면 옵션 거래인들이 선호하고 기피하는 주식을 찾아낼 수 있다. 두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 옵션 거래량을 엄밀히 추적 분석했다. 옵션 거래자들이 일일 순수하게 매매하는 물량을 파악하기 위해 전체 옵션 거래량에서 기존 보유량 매각과 플로어 중개인 물량을 제외시켰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1990년부터 2001년말까지 거래된 개별 주식별로 콜 옵션 대비 풋 옵션의 일일 거래량 비율을 계산했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옵션 거래자들 사이에 이 옵션의 언드라잉 주식이 앞으로 떨어진다는데 강력한 동의가 형성돼 있음을 의미하고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앞으로 이 옵션의 언더라잉 주식 가격이 상승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 교수는 이 비율이 가장 낮은 주식은 이 비율이 가장 높은 주식들을 지속적으로 능가하고 있음을 알아내고 다음과 같은 가상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풋/콜 옵션 비율이 가장 낮은 주식과 가장 높은 주식(공매도 short sale함)들중 상위 20%를 골라서 찾아낸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포트폴리오는 풋/콜 비율이 변하는데 따라 주식을 넣거나 제외시키는 식으로 매주 조정한다.
이렇게 해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거래 비용을 제하기 전 연평균 수익률이 십여년에 걸쳐 연간 평균 62%에 달했다. 다우존스 윌셔 5,000지수를 기준으로 할 때 일반 주식 평균 연수익률 12.3%를 월등하게 따돌리는 것이었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할때도 두자리 숫자의 성장을 계속했다.
옵션거래인들이 선호하고 기피하는 주식들이 어떻게해서 이런 실적을 내는 지, 그리고 그 개별적인 방법과 전략에 대해서는 이 연구는 연구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지만 옵션 거래인들의 행동이 주식 선별과 투자에 훌륭한 가늠좌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이 포트폴리오에서는 거래가 빈번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으로 많은 액수가 빠져나가지만 거래비용을 제하고도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포테쉬만 교수는 기관투자자인 경우 낮은 거래비용으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포트폴리오의 거래비용을 제한 순수익율이 연간 50% 이상일 것으로 계산했다. 일반 개인 투자자일 경우에도 높은 거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연수익율은 높은 두자리 숫자는 될 것이라고 그는 추산했다.
이 전략이 분명 놀라운 실적을 보여주긴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두 교수가 이용한 C.B.O.E.의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할 수 없다면 학문적 관심사일 뿐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일반에게도 7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으나 이용료가 월 600달러로 비싸 일반 소액투자자가 이용하기에는 비현실적이다.
<뉴욕타임스 특약-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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