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맥기의 부모는 아들이 4년제 대학 진학을 않고 기술훈련을 위한 2년제 초급대학을 택했을 때 적잖이 실망했다. 성적도 3.0에다 체육 장학금도 나와 좋은 4년제 정규 대학에 너끈히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기계 만지기를 좋아했던 아들 다니엘은 남들은 다들 한물간 산업으로 치부하는 제조업에 자신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대학 체육 장학금을 퇴짜 놓고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기계 공구 테크놀러지를 공부했다.
기계 기능 인력 부족으로 생산차질 심각
컴퓨터·수학 아는 기능공 모시기 전쟁
커뮤니티칼리지 나온 기능공 초임 5만8천달러
4년제 대졸자보다 나아… 저임금 직종은 옛말
21세의 다니엘과는 달리 미국의 많은 근로자들은 제조업을 외면하고 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제조업이라면 공장 폐쇄와 대량 해고의 대명사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능 인력들이 아웃소싱과 자동화에 밀려 제조업체에서 퇴출당했고, 미국의 제조업은 고사했다.
그러나 지금 제조업체에서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숙련공은 아주 대우 받는 존재다. 대다수 제조업체들이 기술자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기능인력 부족으로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고 있어 기능공 확보에 회사의 사활이 걸렸을 정도.
이에 따라 전형적인 저임금업종으로 치부됐던 기능공들의 보수도 예전과는 전혀 딴 판으로 변했다. 4년제 대졸자보다 더 많이 받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대부분 제조 과정이 컴퓨터와 로봇에 의해 통제 수행됨에 따라 수학과 컴퓨터, 기본적인 공학적 지식을 갖춘 유자격 기능인력은 모셔가기 전쟁을 치를 정도다. 5만내지 8만달러의 높은 연봉에 보너스와 이사 비용 등 후한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것이 보통이다. 10만달러 이상 수입을 올리는 기능공도 적지 않다.
현재 미전국 대부분의 제조업체에는 인력 확보 비상등이 켜진 상태. 오하이오주 ‘어메리칸 마이크로 프로덕트’사는 테크니션을 데려오는 직원들에게 1,000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고, 토요타의 샌 안토니오 새 공장은 유자격 기능공을 확보하지 못해 공장 정상 가동이 안 되자 하는 다른 업체서 웃돈을 듬뿍 주고 기능인력을 빼내와 욕을 먹었다.
미제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제조업체의 90%가 기계 기술자나 테크니션등 기능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으며 이들 중 80%는 정상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제조업체가 심각한 인력난을 빚고 있는 이유는 제조업체는 ‘더럽고 고되고 저임금직종’이라는 인식이 주원인. 또 기능인력의 주 공급원이었던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내지 못하는 탓도 크다. 제조업체들이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계 장비들로 교육을 시켜야 하지만 자금난과 투자의 위험성 때문에 적절한 프로그램이 충분히 개설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제조업 진출의 최대 난관이다.
다니엘의 아버지 마이크 맥기(49)도 제조업체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블루칼라, 팔에는 문신, 일 끝나면 맥주나 들이키는 그런 커리어를 내 아들이 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니엘이 메탈 브래킷과 래취, 기타 기계 부품을 제조하는 ‘아젝스&산즈‘에 고용된 이후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기술 대학 학비는 물론이고 훈련기간중에도 시간당 14달러의 견습공 수당이 지급됐고, 과정을 수료하면 401(k)등 다양한 베니핏과 함께 초임 5만8,240달러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 정도 대우면 다니엘의 형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고생끝에 2년만에 광고회사에 취직해 받는 연봉보다 훨씬 낫다.
캘리포니아 고용개발국(EDD)에 의하면 지난해 테크니션의 중간 평균 임금이 5만4,643달러였다. 반면 풀타임 미국인 전체 노동자들의 중간임금은 3만4,000달러 이하로 크게 떨어진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은 기피되고 있다. 나쁜 이미지가 쉽게 걷히지 않는다. 다우 케미컬의 공장이 있는 콘트라 코스타 카운티의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들의 대부분은 제조업의 숙련공 임금은 5만5천달러 이하일 것으로 생각했다으며 75%는 제조업체에는 몸담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우케미컬의 숙련 노동자중에는 연봉과 오버타임 수당 등을 포함 10만달러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니엘이 근무하는 회사 사장 에릭 아작스는 다니엘이 앞으로 계속 회사에 남아 일해주기를 희망한다. 그가 더 능력있는 일꾼이 될 수 있도록 미네소타주립대 4년제 대학에서 제조업 관련 학과 학위를 딸 수 있도록 학비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니엘은 이제 부모님의 바람대로 곧 대학도 졸업하고 근사한 집과 자동차 를 갖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내 나이 또래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시작이지만 난 벌써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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