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절반이상 지지… 내년초 최종 결정
일부선 “한국어만 통용 폐쇄지역화” 반대
LA 한인타운을 모델로 한 북가주 최초의 한인타운이 샌타클라라시에서 추진되고 있다. 샌타클라라 시정부는 400여개의 한인 업소가 몰려 있는 엘카미노 지역에 한인타운을 지정할 지의 여부를 빠르면 내년 초 최종 결정하게 된다.
실리콘밸리 한인상공회의소의 알렉스 허(44) 회장은 “샌타클라라의 한인타운 공식 지정을 요청하는 내용의 제안서와 함께 이를 찬성하는 3,500여명의 탄원서를 시 경제개발위원회에 지난 주 전달했다”며 “현재 7명의 시의원 중 4명이 한인타운 공식 지정을 지지하고 있다”며 북가주 최초의 한인타운 지정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한인상공회의소의 한인타운 지정 제안서에 따르면 406개의 한인 업소가 밀집해 있는 엘카미노 지역을 한인타운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인타운으로 진입이 가능한 101번, 880번, 280번 하이웨이에 한인타운 사인 부착, 헤리티지 공원인 센트럴팍 내에 LA의 다울정과 같은 한국 상징 조형물 설치 요청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한인상공회의소는 북가주 최초의 한인타운이란 점에서 한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샌타클라라시가 한인관광 요충지로 부상, 시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인 인구가 2,000여명에 불과한 샌타클라라시에서 한인타운 조성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늘어난 한인 비즈니스로 인해 그동안 낙후지역이었던 시가 회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인상공회의소는 한인 업소들의 매출이 년간 1억2,000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연말까지 한인 업소가 최소 100개 이상 증가, 500개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민들은 한인타운 지정에 따라 중국계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제2의 몬트레이팍’으로 시가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인근 시의 인도계 상인들도 한인타운 조성이 자칫 경제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까 반대하고 있다.
지역 최대 신문인 샌호제 머큐리가 실시하고 있는 ‘한인타운 조성 찬반 온라인 투표’에서 반대의사를 밝힌 한 네티즌은 “한인타운이 공식 지정될 경우 한국어만 통하는 한인 ‘게토’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대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북한과 미국이 협상중인 상황에서 왜 코리아타운 표시를 해야 하느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28일 현재(오후 3시39분) 샌호제 머큐리의 한인타운 조성 찬반 온라인 투표에서 925명의 투표 참가자 중 찬성은 69%, 반대는 31% 기록하고 있다.
샌타클라라시 경제개발위원회는 9월 초 한인타운 조성 관련 한인들의 제안서를 샌타클라라 시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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