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왜 명품에 올인하는 걸까?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게 명품은 자신의 인기를 입증시켜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인기=명품 치장 이라는 공식은 연예인들이 가장 쉽게 자신의 허황된(?) 가치를 입증시켜주는 방정식에 다름아니다.
사례 하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기 보름 전후로 이미 청담동 명품 의상 매장과 시계 보석 등 액세서리 매장은 톱스타들의 협찬요구에 몸살을 앓았다.(본보 10월 2일자 보도) 국내 대규모 영화제인데다 특히 여성 톱스타들간의 드레스 협찬이 쇄도하는 바람에 교통정리가 안돼 담당 스타일리스트들끼리 매장에서 실강이를 벌이는 일도 목격될 정도였다.
사례 둘, 드라마의 성공으로 인기가 급부상한 한 여성 연예인, 평소 자신에게는 협찬을 해주지 않았던 최고급 명품 브랜드를 이제는 협찬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협찬을 요구했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 담당자는 단번에 이를 거절했다. 한 작품으로는 아직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이 스타로 발돋움했다고 믿었던 이 여자 연예인은 자존심이 상해 두고 두고 욕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 명품은 국내에서 최고 톱 여배우 소수에게만 협찬을 하는 룰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명품에 중독된 소위 ‘행사 연예인’들
사례 셋, 패션쇼를 진행하는 업체나 주얼리 등 액세서리 런칭쇼를 담당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특별히 활동하는 것 없이 매번 행사때면 어디서 듣고 초대받지 않은 채 나타나는 연예인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가방이나 화장품 등 행사 참석 주요 연예인들에게 출연료 대신 챙겨주는 사은품을 뻔뻔하게 챙겨가는 소위 ‘행사 연예인’들이다.
한 관계자는 나름대로 이름있는 연예인들도 화장품을 품에 가득 들고 나가다가 바닥에 흘려 함께온 일행이 주워담는 모습에 주위 사람들이 실소를 금치 못한 적도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 명품 매니저는 몇번 얼굴이 드라마에 노출된 이후 이렇다할 활동이 없어도 자신의 외양을 꾸미려는 연예인들이 행사장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사은품을 챙겨가곤 한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스타 따라잡기까지
명품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여성 스타들의 경우 명품에 대한 선호도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라면서 이제는 다른 연예인들보다 뛰어나 보이려는 욕심을 넘어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 코드를 따라가려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해외 연예 관련 소식들이 국내에 쉽게 들어오면서 사진 등을 통해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린제이 로한, 지젤 번천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입고있거나 들고있는 각종 아이템을 보고 국내에 입점한 명품브랜드에 연락해 협찬을 요구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관계자들은 이제는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먼저 협찬하면 국내에 이름알리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농담도 한다고 덧붙였다.
15년넘게 스타일리스트 업계에서 일한 한 이사는 연예인과 명품브랜드를 이어주는 몇몇 브로커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얘기한다. 브로커들은 명품업체로부터 받은 명품들을 연예인들에게 선물하며 교분을 쌓고 이같은 관계를 다시 명품업체에 과시하며 양쪽을 오가는 거간꾼 역할을 하면서 실속을 챙긴다는 것이다.
수입자동차 업계쪽도 연예인들의 집중타겟 분야다. 한 관계자는 연예인 디스카운트라는 것이 알게모르게 있어서 약 20~30% 할인해주고 있는 곳도 있다면서 연예인들은 그런곳들에 대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어떤때는 잠깐 빌려달라고 한뒤 차를 폐차 직전의 상태로 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명품 브랜드 관계자들은 겉만 번지르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명품이 아님을 잘 아는 것이 명품을 즐기는 사람의 중요한 자세라고 입을 모은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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