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한낮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갑자기 번쩍 번쩍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에 시원한 빗줄기 소나기가 내리네요.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 여름날에 내리는 소나기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런 시원함을 주기 위한 것인 듯합니다. 어젯밤, 찜통더위가 마침내 쫓겨 가고 온 도시가 비에 젖었습니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젖어버립니다. 제발 ‘필요한 만큼만 넉넉히’ 비를 뿌렸으면 좋겠습니다.
잔인한 7월이었습니다. 한국은 장마전선으로 많은 지역에서 장맛비로 물난리가 나고. 쏟아지는 빗줄기는 산을 허물고 도로를 자르고 다리를 무너뜨리고 집을 삼켜 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진흙으로 화장을 한 집과 살림도구.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를 눈물로 복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그들의 고난에 동참하고자 마음에 담아 봅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인근지역 써니사이드, 우드사이드, 아스토리아, 롱아일랜드시티 등에 사는 10만 여명의 주민 그리고 상인들은 17일부터 시작된 정전으로 일주일 동안을 전기 없이 불편하고 힘들게 생활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러 낸 것 같습니다. 고장 난 수많은 신호등, 작동되지 않는 V., 전화, 인터넷, 냉장고, 에어컨, 전등, 상한 음식들. 운행되지 않은 엘리베이터 때문에 아파트에 갇혀 버린 노약자들의 답답함. 짜증스러웠고, 하필이면 불볕 같은 더위까지 기승을 부려 종일 후텁하고 낮게 쓴 모자처럼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이렇듯 세상은 지진과 기근, 전쟁과 재난의 소식이 끊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위기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로 오는 위기, 생활의 위기, 믿음의 위기, 희망의 위기, 비전의 위기, 전쟁의 위기. 지금은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은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
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영적 불감증 환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 보는 곳에서는 잘 믿는 척, 영적인 척, 거룩한 척, 신령한 척 말하고 행동합니다. 때론 자신의 실수나 죄가 드러나면 “그럴 수도 있지” “난 그런 사람이야,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오히려 큰 소리 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작은 허물에 대하여는 현미경으로 보고 분석하듯 “그럴 수가, 절대 안돼, 용서 못해” 크게 화를 냅니다. 이해받고 싶으면 나도 다른 사람의 입장으로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피곤하고 지쳐 있을 때, 힘없는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위로가 될까요. 소외되고 외롭고 아플 때 흘리는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고난당해 남몰래 한숨 쉴 때 조용히 다가와 잡아 주는 손 얼마나 따뜻할까요. 우리가 서로에게 이런 아름다운 손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완전한 사람 어디 있습니까? 누구나 숨은 허물을 감추고 살고 있습니다. 위장된 허물이 드러나면 자존심이 상처를 받았다고 못 참아 합니다. 하지만 살면서 장애물을 만나거나 불같은 고난 앞에만 서면 위장된 신앙은 사라집니다. 위기의 강을 건널 때 우리 주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생각하며 웃어 보십시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 행복해 지더라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이지 웃을 일이 없을 때는 누군가 그러더군요. 그냥 윗니만 살짝 보이게 입모양만 해도 어느 순간 미소로 바뀐다고요. 내가 힘들 때 그렇게 해 보니 정말이지 웃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지금은 위기의 강을 잘 건너도록 함께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상처는 치유가 되어
도 모든 아픔이 지나간 자리에는 흉터가 남습니다. 그 흉터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넉넉한 훈장이 될 수도 있고, 숨기고 싶은 창피한 흔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겸손히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구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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