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미주한인들은 먹을래야 먹기도 힘든데…”
또 한국의 절기로 20일은 초복. 여름철 보양식으로 한국에서 인기높은 사철탕(또는 영양탕. 대외적 이미지 등을 고려해 보신탕이란 명칭은 잘 쓰지 않는다) 때문에 견공들이 수난을 겪는 날이다. 수난을 겪는 건 견공들뿐 아니다. 한(국)인들도 지구촌 동물애호가들로부터 빗발치는 비난에 휩싸인다. 그러나 개고기 식용을 거의 하지 않는 미국땅 한인들은 덤터기로 당하는 수난이어서 억울한 측면도 있다.
올해 복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북가주 등 미 전역 동물애호단체 회원들이 주SF총영사관 등 여러지역 한국공관 앞에서 동시다발 항의시위를 벌였다. SF총영사관 앞에서는 20일 낮 12시40분을 조금 넘어서부터 오후 2시쯤까지 7, 8명의 동물애호가들이 모여 한국의 개고기 식용을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전단을 나눠줬다. 그중 한 참가자는 견공가면을 뒤집어쓰고 개집에 들어가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을 연출, 한국의 개 수난을 극적으로 표현하려 애썼다고 영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시위대는 또 개고기 식용반대 일반인 연대서명록을 총영사관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영사관측은 이들의 행위가 한국인의 개고기 식용실태 자체가 과장돼 있는데다 북가주 등 미주 한인들의 개식용은 제로에 가까우나 공연한 문제확산 등을 우려해 예년처럼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북가주 동물애호가들은 지난해 5월 샌프란시스코한인상의(회장 유대진) 주최 제2회 한국무역박람회 당시에도 행사장 주변에서 개 보호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한편 LA총영사관 앞에서도 이날 유사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도살장으로 끌려가거나 팔리고 있는 자극적인 견공들의 사진전단을 배포하며 피켓시위를 벌인 동물보호단체 IDA(In Defense Animal)의 빌 다이어 대표는 “매년 한국에서는 200만마리의 개들이 식용으로 도살되고 있다. 어떻게 개를 먹을 수가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급기야는 “LA 코리아타운의 한인식당들에서도 개고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근거 없는 주장으로 화살을 LA한인들에게 돌려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개고기는 애완견이 아니라 별도 사육된 식용견이라는 주변 한인들의 반박에 다이어 대표는 개인적인 견해를 전재로 “나는 채식주의자다. 소고기든 돼지고기든 난 동물을 먹는 것에 반대한다”며 상식 밖의 주장을 했다.
IDA 빌 다이어 대표는 시위가 한국인만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베트남인, 타이완인들도 개고기를 먹고 있는 것을 안다”며 “지난 번에는 중국 영사관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바 있다”고 해명했다. <정태수•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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