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홍목사(뉴욕신광교회)
세상이 온통 ‘대~한민국’으로 들끓은 것 같았다. 그러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서운함이 드는 것을 누가 채워줄까? 그래서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세계의 축제에 우리가 주인공처럼 한바탕 큰 소리로 외쳤으면 우리의 몫을 이미 다한 것이며, 또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잘 뛰어 주었으므로 실망할 필요는 없고 다음을 기약해 보자고 말이다.
지금 우리는 다른 것이 아닌 축구라는 운동을 통해서 우리의 기가 뻗쳐 있음을 본다. 운동정신을 돌아보자.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축하하는 것이 운동정신이 아닌가 싶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에 다른 미련이나 아쉬움 때문에 마음을 팔고 제 자리에서 이탈
하는 어리석음은 짓지 말고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자. 우리 민족은 언제나 지혜롭게 생각하고 처신한 민족이 아니었던가! 우리 중고등학생들이 기가 죽어서 금요 성경공부도 제대로 모이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서 좀 더 성숙된 모습이 아쉬웠다.
이제부터 우리는 어떤 사건이나 일에 절대적인 양 양판대결의 자세를 다잡아야 하겠다. 때론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물론 이기면 좋은 것을 누가 모르며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운동이란 실력에 좌우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운이라는 말에 너무 집착하여 늘 엉뚱한 답을 기대하기에 문제가 생긴다. 쌓은 만큼 얻고, 심은 만큼 거두는 것이 자연이 이치며 인간사회의 법칙이다. 더 이상 억지를 부리지 말자. 지구가 오늘로 멈추는 것이 아니니 4년 후에 다시 있을 월드컵을 위해서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마음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그때 가서 우승의 정점을 차지할지도 모른다.
운동정신이란 이름 아래 우리는 모든 것이 순수하고 깨끗하게 추진되고 진행된 줄 알았는데 온통 돈 잔치며, 결과는 돈이란 것을 알고부터 조금은 마음이 쏟아지지 않았다. 순수한 운동정신이 발휘되고 자기가 연마한 기술을 발휘하고, 거기에 박수를 보내고 곧 축제를 만들어 가는 운
동이 되었으면 한다. 돈 없이 무엇이 진행되는 것을 보았느냐고 질문을 할런지 모르지만 그 최소한의 경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한다면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을 것이고 돈 때문에 오는 잡음이 작아질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친구가 불란서와 스위스가 무승부가 될 때 이런 말을 했다. 저들이 짜고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한국과 토고를 제치고 저들만 올라가려고 계획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마 했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게 되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디에서 운동
정신을 찾을까? 세상이 다 이렇게 요지경속이 된다면 이제부터 우리는 소망을 다른 곳에 두어야 할 것이다. 운동 판까지 이렇게 된다면 인간의 모임 속에서는 기대할 것이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한다. 순수하고 깨끗한 정신으로 돌아가는 운동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진실한 사랑이 앞서야 할 것이다. 이 운동에 우리가 앞서야 할 것이다.
운동도 바른 운동정신으로 돌아가고, 기독교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고, 동포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매진하여 바른 한인사회로 일구어 가야 할 것이다. 모든 삶에 바른 힘과 재능을 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있는 곳에서 인정을 받고 저들을 이끌 줄 아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앞날은 밝다. 어른은 젊은 사회를 바르게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지나친 간섭을 말자. 우리가 앞서 자기 자리를 지키면 바른 길이 열릴 것이고, 바른 정신이 통하는 역사의 현장을 만들 것이다. 이런 토양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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