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버스나 기차 안에서 스케치북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검은 생머리의 여학생을 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때 봤던 그 여학생은 아마도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플로라 최(17)양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물이나 풍경 보다는 사람 그리기를 좋아해 버스나 기차 안에서 승객들의 모습을 그리는 일을 취미로 삼고 있다. 올해 퀸즈 벤자민 카도조 고교를 졸업하고 오는 가을 부분 장학금을 받고 메릴랜드 아트 칼리지 인스티튜트(MICA)에 진학할 예정인 미술학도이기도 하다. 실력은 최근 뉴욕시 교육청이 시내 공립고교 12학년 가운데 매년 한 명씩 선정하는 마시아 프
리드뮤터의 올해 장학생, 스칼라스틱 학생 예술 경시대회 2년 연속 골드키 수상, 하다(Hadar) 재단 선정 장학생, 내셔널 아트 리그의 수차례 수상 경력 등을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한때 해양생물학자 또는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해 간호장교가 되고 싶었지만 고교 9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미술에 입문하게 됐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원래 미술을 좋아하긴 했지만 진정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은 고교 진학 후부터였다. 학년당 10여명 안팎으로 소수 정예를 선발하는 학교 미술반에 뽑히면서 인생 진로가 방향을 찾게 된 것이다.
특히 지도교사인 포터(Mr. Potter) 선생님을 만나면서 예술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생애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로 생각한다. “포터 선생님은 단순히 그림 그리는 기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창작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일깨워준 분이셨다”고 말한다.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한 뒤 장래 포터 선생님과 같은 미술교사 겸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것이 꿈이다. 나아가 언젠가는 자신이 직접 삽화를 그려 넣은 책을 자신이 설립한 출판사에서 발행하고 싶은 원대한 꿈도 키워나가고 있다.
고교 시절 열심히 붓과 씨름하며 함께 밤을 새워 그림을 그렸던 미술반 친구들이 고교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자 재산이라고 믿는다. 대학에 진학하면 미술 공부에 전념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물론, 인간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는데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다. 진정한 내면의 성숙함이 없이는 진정한 예술의 표현도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 태어나 5세 때 한국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곤 제대로 한국을 체험해 본 적이 없어 대학생이 되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에는 하이킹, 캠핑, 래프팅, 배구 등 활동적인 일을 즐기지만 최근에는 뜨개질하는 재미에도 푹 빠져있다. 심신의 안정을 안겨주고 스트레스까지 날릴 수 있어 갈수록 매력을 느끼게 된다고.
어릴 때부터 부모(최인식·최인숙씨)와 여동생 등 온 가족이 미국 각 지역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예술적 표현력과 창조력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예술가의 길이 어려운 줄 알면서도 자신의 결정을 믿고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지원해주는 부모님께 무엇보다 가장 큰 감사를 느끼고 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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