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스탠다드 은행 구본태 행장이 출범 1주년을 지나며 향후 발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효섭 기자>
초대석 “작지만 좋은 은행으로 자리매김”
지난해 한인사회 11번째 은행으로 출범했던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이 지난 17일로 창립 한 돌을 지났다. 설립 1주년에 맞춰 27일 첫 번째 주주총회를 가진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은 자산 규모가 1억2,000만달러를 넘어섰고 월별 순익도 흑자로 돌아서는 등 첫 1년간 외형면에서 착실한 성장을 해왔다.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의 구본태(56) 행장을 만나 은행 설립 첫 해를 보낸 감회와 향후 비전, 그리고 경영철학 등을 들어봤다.
자산 1억달러 돌파·월별 순익 흑자 달성
연내 타운에 지점개설·2배규모로 증자
원거리 디파짓 시스템 등 서비스 차별화로
3,4년내 나스닥 상장·비한인 시장도 진출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한인사회에 뭔가 다른 은행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자리를 잡는 시기를 잘 이끌어 온 느낌입니다. 지금까지는 묘목을 키워온 단계였다면 2년째를 맞는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르기 위한 계획을 착착 진행해나가겠습니다”
구본태 행장은 지난 1년간의 은행 경영의 성과에 대해 “‘작지만 좋은 은행’으로 자리 매김을 성공적으로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와 펀딩 소스의 다변화 등 신설 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히 했다는 것이다.
“개점 당시 1년내 자산 1억달러 달성 목표를 세웠었는데 이를 예상보다 빨리 달성했습니다. 1주년을 앞두고 지난 5월 처음으로 월별 기준 흑자를 내기도 했지요. 오는 3분기부터는 꾸준히 영업 이익을 내는 등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갈 것입니다”
구 행장은 이를 위한 계획으로 지점 증설과 자본 증자 등의 설립 2년째 은행 발전 전략을 밝혔다. 우선 성장의 발판 마련을 위해 올해 안에 1,500만달러의 자본 증자를 실시, 자기 자본 규모를 3,400만달러 규모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인타운 지점 개설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올해말 또는 내년 초까지 지점을 1∼2개 개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은행 경력 25년째인 구 행장은 1983년 한미은행에서 회계 담당 직원으로 시작해 론 오피서를 거쳐 회계 및 투자담당 매니저를 거쳤다. 1990년 나라은행의 전신인 미주은행의 재무담당부행장(CFO)으로 발탁돼 나라은행에서 13년간 CFO를 지내며 전무를 역임한 재무통이다. 특히 투자 담당을 할 때는 채권 투자 등에서 항상 다른 은행들보다 수익률을 1% 이상 낼만큼 뛰어난 실적을 냈다고 전해진다.
2003년 나라은행을 그만둔 뒤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 설립 준비에서부터 출범 후 1년을 지나오면서 구 행장은 행장직을 맡은 책임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등산에 남다른 취미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구 행장은 “이전에는 은행일로 골치 아플 때 등산을 하면 그 순간에는 다 잊혀지곤 했는데 행장이 된 후부터는 등산을 하면서도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더라”며 웃었다.
지난해 출범을 앞두고 전 직장이던 나라은행 사태가 터져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고 올 들어서는 일부 창립 간부들의 이동이 있기도 했지만 모두 은행이 더욱 견고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경험이 됐다고 했다. 최근 끝난 1주년 정기감사도 만족스럽게 마치는 등 감독국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향후 신설은행들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에 대해 구 행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다른 은행을 인수할 기회가 온다면 모르겠지만 은행을 다른 곳에 합병시키거나 파는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의 창립 정신과 이사진과 경영진들의 은행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은 변함이 없습니다.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을 견실하게 성장시켜 후세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은행으로 만든다는 게 저를 비롯한 이사진들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구 행장은 앞으로 고객들이 직접 은행에 오지 않고도 입금할 수 있는 원거리 디파짓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계속 도입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고정금리 융자를 적극 실시하는 등 좋은 프라이싱으로 대출쪽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해나갈 계획도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신설은행으로서의 제약을 받아야 하는 3년의 기간 동안은 한인 시장 마케팅 강화를 통해 한인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에 집중하고 그 이후부터는 한인타운 은행으로서만 안주하지 않고 비한인 시장에 적극 진출할 생각입니다. 5년후 자산 규모 성장 목표를 10억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3∼4년내 나스닥에 상장도 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처음 은행 출범 때의 취지가 퇴색치 않도록 열심히 할 것입니다”
경영 철학
‘솔선수범’
‘인사가 만사’
구본태 행장은 리더로서의 첫 번째 덕목으로 솔선수범을 들었다.
궂은 일이나 리스크를 수반하는 일에 리더가 앞장서 대처하지 않고 머뭇거리면 조직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구 행장 스스로도 문제나 난관이 있을 때 항상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스타일을 중시한다고 했다.
구 행장이 또 하나 중점을 두는 것은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것이다. 사람을 쓰는데 있어서 구 행장은 특히 팀웍과 분위기를 강조한다고 했다. 구 행장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발탁한 인재들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팀웍을 조성하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행장은 “은행 출범 후 첫 1년 간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이 더욱 더 좋은 팀웍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데 특히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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