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종감독(연합감리교회 한인초대감독)
요즈음 나는 다시 주님의 가르쳐주신 기도를 되찾아 내 것을 만들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시며 제자들에게 주신 기도이다. 우리는 “주의 기도”라고 부르고 매주일 교회 예배 시간에 한 번씩 외우곤 한다. 그러나 단순이 외우고 지나가지 않고 그 기도로 내 기도를 만들었을 때 참으로 심오하고 깊은 기도의 뜻을 다시 재확인하며 많은 은혜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에 나누고 싶은 “주기도문”은 성경공부나 강해라기보다 나 자신이 새롭게 발견하고 깨달은 은혜의 체험을 이야기하는 간증이 되겠다.
주기도문에 가르쳐주신 주님의 깊고 심오한 진리와 그 한마디 한마디에 포함되어 있는 말씀 속에 우리 믿음의 내용의 진수와 기도의 핵심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한 마디 한마디 그리고 한 구절 한 구절 속에 포함되어 있는 진리를 내가 깨달은 대로 여기에 옮겨 독자와 함께 주님의 가르쳐 주신 기도의 깊은 뜻과 그 기도를 통한 우리의 신앙고백을 다시 정리해보고저 한다.
주기도의 첫 마디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된다. 영어나 헬라 원문에는 “Our father, who art in heaven”으로 되어 있어 “우리 아버지...”가 먼저 나온다. 기도는 “우리 아버지”께 드리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신 목적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나타내시기 위해서 오셨다고 했고 하늘 아버지에 대한 교훈과 비유를 많이 가르치셨다. 기도는 친 아버지께 아뢰듯 하는 것이다. 얼마나 위로가 되며 확신을 주는 말인가. 물론 땅의 아버지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나쁜 사람들은 아버지라는 말 자체에 거부반응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여성 해방자들 중에는 “하나님 어머니”라는 말까지도 한다. 그러나 핵심은 우리 친 부모에게 오듯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께서 가르치시고 보여주신“아버지”는 인자하시고 사랑이시며 용서하시는 분이시다. 나는 가끔 하늘에 계시는 돌아가신 나의 부모님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누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에서 하나님은 그 아버지처럼 집 나간 아들을 기다리고 돌아왔을 때 품어주시고 용서하시고 다시 받아 주시는 인자하신 아버지시다. 우리는 기도할 때 이런 아버지께 다가가는 것이다.
그런고로 첫마디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라는 말이 기도하는 우리와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규정지어 준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가 기도하는 하나님은 “나의”하나님이 아니요 “우리 아버지”라고 하셨다. 이 “우리”가운데는 우리의 가족과 친구, 교회와 사회가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내가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들까지도 포함되어야 한다는데 나의 태도와 자리를 알려 주신다. 즉 내가 기도하는 하나님은 넓고 크신 하나님이요 예수님과 그 제자들까지도 “우리”에 포함되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 앞에 나는 겸손할 수밖에 없고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열린 마음을 갖지 아니할 수 없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항상 이웃을 의식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종교이다. 그것은 주님이 기도를 가르치시며 하나님을 부르는 첫 마디에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신 것으로 증명이 된다. 요한 웨슬리는 “고립된 홀로 믿는 신앙이란 있을 수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solitary religion)고 했다. 우리 한국 사람의 문화와 심성 가운데도 그러한 점이 있다. 우리는 항상 “우리”라는 말을 쓰기를 좋아한다. 영어에는 지극히 개인주의 표현으로 “My”라는 말을 쓰나 우리는 자기의 아내까지도 “우리 아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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