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공원을 가득 메운 한인 유권자들이 유권자 확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은 기다림이 지루한 듯 줄을 선 상태에서 체조를 하는등 피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한인유권자가 지체되는 유권자 등록확인 및 신분조회 작업에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선거 이모저모
중국인 가족 특별세일로 착각 줄섰다가 ‘머쓱’
외곽 투표소 경쟁후보 지지자들끼리 화기애애
사상 최대의 한인 유권자 등록, 6년만의 선거, 4명의 후보들의 열정적인 선거전으로 초미의 관심속에 치러진 28대 LA한인회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원시적인 선거운영, 금권 및 불법선거 의혹으로 얼룩졌다. 그러나 이런 속사정도 모르는 타인종 이웃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낮 최고 기온이 85도까지 올라간 더운 날 LA지역에서 일제히 실시된 한인회장 선거를 들여다 봤다.
◎…세리토스 가주마켓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중국인 가족 때문에 긴장감이 팽배하던 투표장이 한바탕 웃음바다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9시께 마켓에 장을 보러 나온 2-3명의 중국인들은 마켓쪽으로 줄을 선 채 투표를 기다리던 행렬을 보고 ‘특별세일’을 하는 것으로 착각, 함께 줄을 서 있다가 얼마 뒤 한인회장 투표 때문이란 것을 알고 머슥한 표정으로 마켓에 들어가기도 했다.
◎…가든 스윗 호텔에 모여 있던 남문기 후보와 지지자들은 당선이 기정사실화 돼자 한바탕 ‘꼭지점 댄스’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 이들은 새벽 3시께 동양선교교회 투표함 개표에서 남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환호성을 지르며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남문기 한인회장 후보가 14일 새벽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부터 헹가래를 받으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투표소 길목에 서서 일일이 유권자들과 악수하는 후보에게 동정표가 쏠리는 모습. 아기를 안고 부인과 함께 동양선교교회 투표장을 찾은 한 한인 남성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와이프가 유권자 등록을 해버려 어쩔수 없이 끌려나왔는데 길목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가 측은해 그를 찍었다”고 말했다.
◎…선거 관리위원회의 운영미숙에 짜증을 내며 돌아가는 유권자도 많았지만 많은 한인들은 2시간 가까이 장시간 줄을 서며 기다리며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동양선교교회 투표소에서 1시간 반을 기다리고 있다는 한 한인은 “내손으로 한인회장을 뽑는데 그까지 시간이 대수겠냐”며 당연하다는 표정.
◎…한인타운지역 투표소들과는 달리 외곽 투표소에서는 각후보 참관인등 지지자들이 사이좋게 의논해가며 선거를 치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쟁 후보 지지자들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다리 지나면 다 아는 사람들인데 인상 찌푸리며 원수질일 있느냐”며 화기 애애한 흐믓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이번 선거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다양한 연령층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고 섬거참여 이유도 각양각색. 남문기 후보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 한미은행 투표소를 찾은 제외선(81) 할머니는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한인회장 선거에 참여했다”며 “이번 만큼은 한인회가 한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건설업체에 근무하는 김지선(26)씨는 “이제는 여성이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 일하다 말고 투표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윤영숙(49)씨는 “동포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위해 한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1.5세 개표요원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14일 새벽 한인회관 상황실에서 개표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전 11시께 토렌스 제일장로교회 투표소를 찾은 박상준(68, 레돈도비치)씨는 “오늘 한인타운 투표장이 혼잡할 것 같아서 일부러 외곽지역을 선택했는데 이렇게 혼잡할 줄 몰랐다. 지름길이 돌아가는 길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글렌데일, 밸리 지역 한인 마켓을 찾은 타인종들에게도 길게 줄을 서 있는 한인들의 모습이 큰 관심사였다. 글렌데일의 마켓을 찾은 아르메니안들은 한인들과 마켓 종업원들을 붙잡고 “무슨 일이냐”며 관심을 나타냈다. 또 밸리의 한인 마켓에 장을보러온 한 타인종 주민은 “한인사회 대표기관인 한인회 회장을 직선제로 뽑는다”는 설명에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천되는 현장”이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