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찍었는지 훤히… ‘속보이는 투표함’항의
일부 후보 “교통 편의 제공” 명목 20달러씩 줘
28대 한인회장 선거는 열띤 경쟁에도 불구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소극적인 대응과 준비부족으로 많은 부작용을 양산했다. 특히 유권자들의 권리와 편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13일 치러진 선거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정리했다.
◎…모든 투표소에서 유권자 등록 누락 사태가 빈발했다. 이 때문에 2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허탕을 친 경우가 적지 않았고, 함께 등록을 했는데 부인만 기록돼 있는 상황도 발생했다.
◎…투표소마다 ‘속보이는 투표함’ 때문에 유권자와 참관인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등 몸살을 앓았다. 투명 플래스틱으로 만든 탓에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흐름까지 실시간 파악이 가능했다.
◎…느린 컴퓨터 시스템과 준비부족으로 투표까지 평균 2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주차공간을 못찾은 한인들은 심지어 3시간 이상을 허비해야 했다.
◎…토랜스에서는 투표소 칸막이가 늦게 도착, 한참 뒤에야 투표가 시작됐고 세리토스에서는 운반요원이 비슷한 이름의 다른 마켓으로 장소를 잘못 알고 가기도 했다.
◎…규제와 규정없는 선거법은 조속히 개정돼야 할 사안으로 지적됐다. 선거운동의 방법과 시간, 제한 등 보다 명확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게 각 후보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대리투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서울국제공원 투표장을 찾은 60대 한인여성은 유권자 등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자신의 명의로 이미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선거 당일 투표소 앞에서의 선심성 물량공세도 논란의 소지였다. 또 교통편을 돕는다면서 차안에서 20달러를 나눠줬다는 것 역시 우리의 낙후된 선거문화를 반증한 셈이 됐다.
◎…제28대 LA한인회장 선거가 막을 내린 이후에도 유권자 신분도용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인 장모씨 1주일 전 크레딧카드 번호가 도용돼 1,000달러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며 유권자 등록과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표소 현장 통제에도 실패했다. 투표장 주변에서 계속되는 선거운동에 대한 항의가 들어오자 선관위 관계자는 구두로 후보 지지자들에게 경고를 주었지만 무시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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