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봄기운이 완연한 미국의 5,6월은 졸업시즌이다. 내일 USC 졸업식을 시작으로 남가주에서도 대학과 중고교 뿐 아니라 초등학교와 프리스쿨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졸업식이 거행된다. 다음 과정의 시작을 위해 한 과정을 마치는 모든 졸업식이 저마다의 의미를 갖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뜻 깊은 것은 대학 졸업이다. 생활인으로 ‘자립’하는 출발점에 선 것이기 때문이다.
싱싱한 자신감과 젊은 꿈을 가득 안은 졸업생들의 모습은 하나하나 눈부시게 아름답다. 고달픈 이민의 삶을 한 순간에 잊게 할 만큼 대견하다. 그러나 이처럼 설렘과 기대와 보람으로 들뜨는 졸업식이 끝나고 나면 졸업생 자신 뿐 아니라 부모까지도 불안하게 하는 것이 냉엄하고 거친 현실과의 대면이다.
우선 몇 달 지나지 않아 학비융자금 상환통지서가 날아들 것이다. 대학학비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1992년에 비해 대학생들의 융자신청도 1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미전국의 대학졸업생 약2백만명중 3분의 2가 연방정부에 평균 2만달러의 빚을 지며 졸업한다. 10명중 1명은 빚의 액수가 3만5천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부모가 학비 대느라 진 빚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4년전 “어느 대학 됐어요?”라던 주위의 질문이 “어디 취직했나요?”로 바뀌면서 한숨을 내쉬는 한인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아직 일자리나 진로를 정하지 못해 부모에게 얹혀 살아야하는 성인자녀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구체적 목표가 없이 대학 4년을 충실한 준비기간으로 활용하지 못한 경우엔 이처럼 첫 취업부터 막막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막막한 상태로 출발점에 섰다고 해도 아직은 늦지않았다. 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면 된다.
정말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상과 현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감안하여 구체적 리서치를 하고 교수·친구·친지 등 모든 네트워킹을 적극 동원하며 부지런히 뛰어 다녀야 한다. 쉬면서 생각할 시간은 이제 없다. 대학 졸업의 가장 큰 의미는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는 생활인으로서의 ‘자립’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모에게 기대는 것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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