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강만길 선생이 이번 주 LA 한인사회를 위해 강연회를 갖는다. 이 시대 한국역사의 대표적 학자인 강만길 선생의 강연에 기대가 부풀고 있다.
강만길 선생은 실천적 지식인으로 이 시대의 한국민중을 주체적 자각으로 이끌어 냄으로써 젊은 세대에 큰 힘이 되어 주었다는 데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는 식민사관, 냉전사관이 우세했던 한국 사학계에 1970년대 후반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이라는 저서로 한민족의 분단 극복의 당위성과 역사성을 갈파하며 통일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는 실천적인 역사의 틀을 마련하였다.
그는 분단의 역사를 깨기 위해서는 “좌는 우를 인정하고, 우는 좌를 인정하는 가운데 하나의 민족으로 공존해야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하면서 “서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통일할 수 있는 길은 전쟁인데 그것이 안되는 것은 한국전쟁이 이미 증명했다”라고 했다. 이는 아직도 좌, 우익의 이념대립에서 우왕좌왕하는 한인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분별없이 재생되려는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대국주의 경향은 동북아의 장래를 흐리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일본에게는 올바른 역사를 후세에 가르칠 것, 중국에게는 대국주의를 추구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했던 중국이 지금와서 자기네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반세기 이상 분단된 한반도가 내부에서 통일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해석한다. 첫째, 중국은 대국주의, 패권주의로 가면 시대착오적인 것이고, 둘째, 일본은 근대로 오면서 탈 아시아를 채택하여 왔으나 이제는 다시 아시아 국가로 돌아와 중국과 한국과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반도는 평화롭게 통일되어야 한다는 이 세 가지 조건을 바닥에 깔고 동아시아도 유럽연합 못지 않은 공동체로 역사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특히 이 삼국이 공유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는 활발한 현실참여 활동을 해온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1999년 민족화해 협력 범국민 협의회의 상임의장을 맡았으며, 2005년부터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00년 6월15일 남북 정상회담에는 역사 학자 중 유일한 참관자였다. 평생을 한반도가 하나 되는 날을 위해 몸 바쳐온 그는 6.15 공동선언 자리가 실로 감회 깊은 자리였다고 회상한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는 미국정부, 북한과의 화해무드를 추구하는 한국정부 등 양국의 의도가 교감없는 불협화음으로 들릴 때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자하는 우리들은 어떻게 사태를 파악할 것인가. 평화만이 한반도의 역사와 민족을 살리는 길이라고 볼 때 어느 쪽이 바람직 한 것인지도 이 시대의 석학인 강만길 선생에게서 들어보고 싶다.
이번 강연을 통해 미주 한인들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부산히 전개되는 정치 사회 군사적 정황을 옳게 이해하고 미래지향적이 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김홍묵
바른 역사를 위한
정의연대 실행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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