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벤딩머신에서 정크푸드 퇴출시키자”
공립학교 캠퍼스에서 정크 푸드가 사라질지 모른다. 공화당의 리사 머코브스키와 민주당의 톰 하킨 연방 상원의원이 각급교가 준수하고 있는 농무부의 영양기준을 보다 엄격히 설정하는 법안을 최근 의회에 상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 납품업자들이 공립학교에서 정크 푸드를 팔 수 없도록 한 법안이다.
이와 유사한 법안은 과거에 여러 차례 상정됐으나 번번이 부결됐었다. 그러나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어린 학생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이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돼 정크 푸드 논란이 재 점화됐다. 법안 통과에 유리한 상황이다. 전국학부모 및 교사연합, 학교 영양협회, 공익과학센터 등 교육단체와 과학자단체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어 법안의 힘을 받고 있다.
물론 이 법안의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과 후 수업이나 과외활동 예산의 상당부분이 바로 이들 정크 푸드 판매 수익에서 충당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건강을 따지자면 원칙적으로 정크 푸드를 제거해야 하지만 학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딜레마다.
이 법안 상정과 때를 맞춰 코카콜라 등 주요 음료업계가 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탄산음료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학기부터는 전국 공립학교에 전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법안 공동제안자인 머코브스키 의원을 시시주간지 뉴스위크가 만났다.
“30년 전 마련된 농무부 ‘영양 규정’의 업데이트는 당연
소다 대신 우유·과일주스, 스낵은 지방·염분·설탕 적게
정크 푸드가 각종 성인병의 근원… 계몽 차원에서도 필요”
-이 법안을 상정한 이유는?
▲농무부가 시행하는 기존의 법규는 30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 동안 우리는 영양과 건강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많은 것을 새롭게 바꿔야할 상황에 처해 있다. 30년 동안 축적된 새로운 것을 업데이트하지 않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
-지난 30년간 무엇이 변했나?
▲과거엔 집에서 도시락을 싸가거나 학교에서 음식을 익혀서 제공했었다. 그러나 이젠 도시락을 싸가지 않거나 학교 급식이 맘에 들지 않는 학생은 벤딩 머신에서 정크 푸드를 사먹는다. 영양가도 없는 것을 먹고 과연 제대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벤딩 머신을 완전히 제거하자는 뜻인가?
▲아니다. 우리는 벤딩 머신을 제거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건강식을 제공하려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건강식 벤딩 머신’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음료 벤딩 머신에는 탄산음료 대신 진짜 주스를 담아 놓자. 그리고 우유도 팔았으면 한다. 스낵 벤딩 머신에는 소금과 지방이 가득한 칩 대신 학생들에게 좋은 칩을 팔자. 설탕을 조금 넣고 지방을 많이 뺀 스낵을 벤딩 머신에 채웠으면 한다.
-법안의 내용은 그 적용범위가 어디까지인가? 벤딩 머신에 국한하는가?
▲학교 매점이든 벤딩 머신이든 관계없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것은 모두 해당된다. 학교에서 가끔 기금모금을 위해 음식을 마련해 놓고 파티를 열 때나 이와 유사한 일회성 행사에서 제공되는 스낵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에는 반드시 이러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
-이번에 제출한 법안에 대한 비판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산이 없어진다는 비판이 가장 강렬하다. 이해가 간다. 그러나 벤딩 머신의 정크 푸드를 건강식으로 대체한 학교들의 경우 결코 수입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보고서가 있다. 학생들은 꾸준히 벤딩 머신을 이용한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우리는 벤딩 머신 자체를 학교에서 제거하는 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건강식으로 대체하려는 게 우리의 목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국민 건강이다. 몸에 나쁜 음식을 먹고 병이 걸려 결국 엄청난 의료비를 지출하게 되면 국가적인 낭비일 뿐이다. 이미 비만이나 여러 가지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고 있지 않은가?
-학생들이 이 법안을 어떻게 생각할 것으로 보나?
▲당장은 습관 때문에 반발할 것이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도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소다보다는 우유를 마시는 것이 체육시간이나 공부시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믿는다.
-법안 통과에 대비해 마련된 세부시책은 무엇인가?
▲기존의 학교급식은 오래된 기준에 따라 적용된다. 그러므로 이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벤딩 머신의 경우 해당 교육구가 납품업자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벤딩 머신에 넣을 것과 넣을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도록 권고할 것이다.
-유사한 법안이 여러 차례 상정됐다 부결되고 말았다. 이번에 통과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당뇨, 심장 질환 등 심각한 질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정크 푸드를 먹어 생기는 각종 질병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어려서 건강을 등한시할 경우 어른이 돼도 병으로 고생하게 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이 법안이 이러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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