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에 재활의 집 ‘하우스 오브 느헤미야‘ 설립
처녀 시절 음성 나환자 교사 자청, 당시 제자가 마련해 준 보은 파티에 감격
처녀 때 한국 벽촌에서 나환자를 돌보았던 50대 후반의 가정주부가 필라 시의 우범 지대에 재활의 집을 설립해 전과자, 마약 중독자, 홈 리스들을 돌보아주자 뜻있는 사람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전과자들의 대모로 변신한 화제의 주인공은
작은 체구의 장영연(58)씨로 자신보다 덩치가 두 배나 큰 마약 중독자들로부터 ‘Mom’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장영연 씨의 버려진 영혼 사랑 이야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 주>
미국 이민 생활 20여 년 동안 노스 이스트 필라에서 스포츠 웨어 가게를 운영해 왔던 장영연 씨는 지난 해 남편 김팔용(58 전 필라 한인회 이사장)씨에게 처녀 시절부터 생각해 왔던 꿈을 털어놓고 전폭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장영연 씨는 1960년대 경북 상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
직할 당시 음성 나환자의 자녀들이 집단 수용된 외진 건물의 교사를 자청, 이들을 가르쳤다. 장 씨는 이들 음성 나환자 제자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다가 5년 전 서울을 방문했을 때 당시 이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보은의 초대를 받고 예전 꿈을 되살렸다. 이민 온 이후 생활을
개척하느라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병들고 버려진 영혼을 돌보겠다는 처녀 때의 꿈을 남편에게 털어놓은 것이다.
라이온스 클럽 회장 등으로 필라 한인 사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왔던 김팔용 씨는 “처음에는 여자 혼자의 몸으로 어떻게 버티려고 그러느냐면서 반대했다”면서 ”그러나 아내가 조선 말기 항일 의병장으로서 활동하다가 총살당한 장윤덕 씨의 조카로서 그러한 피가 몸속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허락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작년 가을 천주교 수녀들의 거주지였던 3층짜리 주택(노스 이스트 필라 프랭크포드 4321번지)을 매입해 ‘하우스 오브 느헤미야‘를 설립했다. 이 지역은 인근에 성인 포르노 극장과 고 방영화 씨의 가게(작년 7월 가게 2층에서 괴한에게 피살됨)가 있는 필라에서 손꼽히는 우범 지대다. 그러나 장 씨는 스스로 이사장을 맡으면서 소외된 계층을 돌보는데 발 벗고 나섰다.
장 이사장은 “위험한 지역에서 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과 매일 지내야하는데 어려움이 크겠다”는 첫 물음에 “물론 마약 중독자들은 순간적으로 감정이 변해 위험하다고 하지만 이 곳에 들어온 버려진 영혼들은 나를 ‘Mom’이라고 부르면서 ‘Mom을 해치는 자가 있으면 내가 다시 감옥에 가더라도 보호 하겠다’고 위로 한다”며 천진스럽게 웃었다.
현재 하우스 오브 느헤미야 입주자들은 경찰관인 아우가 데려온 마약 중독자 형, 감옥소에서 8년 만에 출소한 20대 전과자, 평소에 얌전하다가 갑자기 성질을 부리는 알코올 중독자 등 20여 명으로 아침 5시에 기상해 자원 봉사자 김 집사가 이끄는 새벽 기도회에 참석한 뒤 낮에는 각자 약물 치료소를 가거나 이 곳에서 휴식한다. 목공일 등을 배운 입주자들은 일터로 나가지만 일자리를 찾아 주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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