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콜러시엄 오브 코믹스’ 본점. 연 매출이 300만 달러에 달하는 대형 만화방이다.
대학을 중퇴한 형제가 운영하는 이 만화방은 미 남동부 지역의 최대 만화 프랜차이즈이다.
플로리다 ‘Coliseum of Comics’ 필 & 브렌단 보일 형제
플로리다주에 사는 필 보일과 브렌단 보일 형제는 만화방 주인이다. 이들은 연매출이 300만달러에 달하는 만화 체인점의 CEO, 총지배인이다. 회사 이름은 Coliseum of Comics. 매주 2,000파운드의 만화책이 체인점에 공급된다. 과학공상 만화는 매달 4,300종이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필과 브렌단은 2만여 고객을 잘 관리하고 있어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대학중퇴자이지만 미국 남동부지역에서 가장 큰 만화 체인점을 운영한다. 매장은 현재 6개지만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학교에서 MBA를 공부하면서 배운 경영이론을 이들은 실전에 적절히 이용했다.
스토어 6개, 남동부 지역 최대 만화 프랜차이즈
고객 2만여명에 매주 만화소식 ‘뉴스레터’ 우송
재미있는 만화 소개하고 단골의 중고만화도 구입
“6개월 내 폐업” 비아냥 극복, 가주 진출도 고려
필이 1983년 만화방을 오픈했을 때 규모는 보잘 것 없었다. 현금도 별로 없고 크레딧도 없었으니 만화를 많이 들여놓을 수도 없었다. 장사 경험은 전무 했다. 미래를 위한 매스터 플랜은 엄두도 못 냈다. 그런데 무슨 묘책으로 비즈니스 성공신화의 주인공들이 되었을까?
어렸을 때 보일 형제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볐다. 가게, 거라지 세일, 친구 집 등 필요하다면 가리지 않고 다녔다. 만화책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필은 20세가 됐을 때 대학에 들어갔다. 공부하면서 공상과학 물품을 우편주문 받아 판매하는 회사 Intergalactic Trading Co.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이 때 약 3,000권의 만화를 확보했다. 그리고 1983년 만화방을 열기로 결심했다. 필은 “당시 내가 파트타임으로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 만화방이 6개월 내로 망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필은 기죽지 않았다. 자신의 차와 아버지 차를 담보로 3,000달러를 융자했다. 그리고 480스퀘어피트 규모의 가게를 한 달 168달러에 렌트했다. 거라지 세일에서 100달러를 주고 중고 책장 6개를 샀다. 그리고 마케팅을 하기 위해 예전에 만화박람회에서 만난 업계 ‘왕발’에게 연락했다.
만화박람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를 갖고 있는 회사와 연결이 됐다. 필은 명단을 100달러에 샀다. 그리고 이들에게 안내문을 보냈다. 개업을 알리는 내용과 함께 20% 할인쿠폰을 동봉했다. 반응은 아주 좋았다. 첫 달에만 800달러어치를 팔았다. 직접 서신을 집집마다 우송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만화 애호가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입소문으로 필에 대한 얘기가 퍼져나갔다. 오래된 만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필의 만화방에 왔다. 오래된 것을 팔고 그 대신 새 것을 사갔다. 보일 형제는 고객들의 취향과 거래 행태를 눈여겨보았다. “손님들이 좋아하는 만화 종류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만화방의 기본이다”고 했다.
보일 형제는 고객의 주문에 의거해 새 만화를 구입했다. 당시 새 만화 공급처는 Marvel, X-Men, Spider-Man, DC Comics 등 40개 정도였다. 개업 후 6개월이 지났다. 전에 파트타임으로 다니던 회사 사장의 ‘6개월 내 폐업’ 전망과 정반대로 보일 형제의 만화방은 괄목성장을 이루었다. 480스퀘어피트 가게에서 800스퀘어피트로 옮겼다. 얼마 후 월 매출이 3,000달러에 도달하자 보일 형제는 1,100스퀘어피트짜리 가게로 이사했다.
1992년 어느 날 브렌단이 필의 가게에 들렀다. 일을 좀 도와주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브렌단은 만화방이 맘에 쏙 들었다. 동업자가 되기로 했다. 형 필은 CEO로서 동생 브렌단은 총지배인으로서 밀어주고 끌어주며 팀웍을 이뤄나가고 있다.
1997년 보일 형제는 현재의 4,500스퀘어피트 가게로 옮겼다. 넓은 하이웨이 바로 길가에 자리 잡고 있다. 또 보일 형제는 1990년 플로리다 키시미에 Coliseum of Comics를 오픈했다. 지금은 오몬드 비치, 레이크랜드, 클레어몬트, 윈터 헤이븐, 올랜도 샤핑몰 등에 가게를 열었다.
이들 가게는 프랜차이즈 형식이다. Coliseum 상호를 사용하고 물건과 경영기법을 사용하는 대가로 로열티를 받고 있다. 보일 형제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만화를 열심히 본다. 만화 전시회나 박람회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1990년대 초에는 과학공상 만화가 인기 짱이었다. 보일 형제는 잡지, 서적, 포스터, 액션 인물사진, DVD, 스타워즈 모형 등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고전’들도 상당수 모았다. 하지만 새로 나온 만화들이 여전히 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 만화가 매출의 40%에 불과한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90%라고 했다.
보일 형제는 단골에 대한 서비스에 소홀함이 없다. 매주 고객들에게 뉴스레터를 보낸다. 새 만화책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언제 무슨 행사가 있다는 소식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고객의 90%가 어른이다. 그리고 이들은 단골이다. 보일 형제는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실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선하거나 게임 토너먼트도 마련한다. 새 만화를 선주문할 경우 할인도 해 준다. 또 하나는 중고만화. 고객들이 사 간 만화들이 집집마다 수북이 쌓여 있다. 보일 형제는 이 중고만화를 중고 만화 가치의 약 절반을 쳐준다. 그 기준은 업계의 ‘블루 북’인 ‘Overstreet Price Guide’에 의거한다.
와인처럼 어떤 만화책은 좋은 투자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1962년 등장한 오리지날 Spiderman 클래식은 2달러95센트지만 수집가들에게서 5,2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2000년 나온 Ultimate Spiderman No.1도 몇 달러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150달러에 팔 수 있다.
보일 형제는 이제 어디에서든 Coliseum of Comics 체인점을 오픈해도 잘 할 자신이 있다.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확신이 섰다. 미 남동부에 국한하지 않고 체인망을 넓혀갈 계획이다. CEO 필은 “언젠가 캘리포니아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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