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 캘리포니아 김광현 회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과 회원들이 모형항공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창공에 꿈을 수놓는다
헬기… 세스나기…
직접 만든 모형비행기
곡예비행땐 탄성 절로
그리스 신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이카루스. 한낱 인간이었지만 신의 뜻을 거스르고 꿈을 가지고 하늘을 날았다.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 인간은 하늘을 정복했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하늘은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모형항공기로 자유자재로 하늘을 누비는 RC 캘리포니아(회장 김광현) 회원들에겐 하늘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놀이터일 뿐이다.
15일 오전 LA 근교 위티어 내로우스 레크리에이션 에어리어의 모형항공기 전용 비행장에서 만난 RC 캘리포니아 회원들은 하늘을 벗삼는 사람들답게 넉넉하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이날의 첫 비행은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이광용(48·LA)씨. 얼마 전 4스트록 엔진으로 심장을 바꿨다는 김씨의 애기는 경쾌한 엔진음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김씨는 패턴비행의 전문가로 이 날도 각종 곡예비행을 선보여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함께 비행장을 찾은 이씨의 부인 임혜신(44·LA)씨는 “자기가 비행기를 좋아하니 나도 비행기를 좋아하는 줄 아는 모양”이라며 “남편이 기념일만 되면 비행기를 선물하려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7세 때부터 모형항공기와 인연을 맺었다는 김광현 회장(28·애나하임)은 조종사를 꿈꾸고 미국으로 건너왔을 정도로 하늘사랑에 푹 빠진 진정한 항공기 매니아다. 김씨는 1994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롱비치공항에서 최연소 비행기록을 세우고 플로리다의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1997년 군입대 후 급격히 시력이 나빠져 조종사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되자 모형항공기를 통해 꿈을 이뤘다.
김씨가 이날 선보인 비행기는 세스나기를 정밀하게 축소한 스케일기로 모형항공기지만 날개길이가 1미터가 넘을 정도로 박력 있는 모습을 자랑했다. 김씨의 부인 윤영(27·LA)씨는 “집이 공항도 아니고 집안에 있는 비행기가 20대가 넘는다”며 “집을 내 맘대로 꾸미지 못해 가끔 섭섭할 때도 있지만 남편이 손수 만든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면 나도 즐겁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원들이 가져온 비행기들은 총 20여대가 넘었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작은 모터 비행기부터 30cc급 엔진을 장착한 대형 헬기까지 다양한 항공기들은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RC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3월 결성돼 총회원수 70여명이며 15명 정도가 매주 비행에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AMA(Academy of Model Aeronautics)에서 발급하는 보험에도 가입해 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다. 모형항공기는 사고가 났을 경우 금전적으로 많은 피해를 볼 수 있어 혼자서는 시작하기 쉽지 않은 취미다. 하지만 요즘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량을 높일 수 있고 동호회 내에도 전문가들이 많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모형항공기를 즐기기 위한 기본장비는 약 500여달러면 초급수준으로 마련할 수 있다.
문의 (714)414-8801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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