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전설의 히트곡 ‘갈무리’ 힙합버전 리메이크 허락… 원곡 못지않게.. 당부
‘나훈아 선배님, 고맙습니다!’
신인 가수 이로(본명 김일호)가 ‘국민 가수’ 나훈아에 대해 ‘큰 절이라도 하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로는 최근 나훈아의 최대 히트곡인 ‘갈무리’를 힙합 버전으로 리메이크 한 앨범을 발표했다. 그동안 나훈아의 노래를 리메이크 하고 싶어하는 유명 가수들이 많았음에도 이로가 리메이크 ‘1호’ 가수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로가 이처럼 안면도 없는 대선배의 노래를 리메이크 할 수 있었던 것은 발라드 가수 겸 음반제작자인 김현철의 도움이 컸다. 김현철은 지난 해 KTF와 함께 진행한 신인 스카우트 이벤트에서 대상을 거머쥔 이로를 가수로 전격 발탁했다.
이후 김현철은 오디션 입상자 12명의 노래를 모은 앨범 ‘IMAGINATION 2006’을 기획했고, 타이틀 곡은 이로가 힙합버전으로 부른 ‘갈무리’를 삼기로 했다. 김현철은 삼고초려 끝에 나훈아의 집을 찾아가 허락을 받아냈고, 나훈아는 원곡 못지 않은 노래로 만들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아버지 세대들에게 ‘전설’과도 같은 존재인 나훈아 선배님의 노래를 부른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어요. 아버지가 워낙 나훈아 선배님의 열성팬이라 원래 이 노래를 잘 알고 좋아했어요.”
이로는 ‘갈무리’에 반 이상을 랩으로 채웠다. ‘정리, 정돈’이란 ‘갈무리’의 뜻처럼, 과거를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는 의미를 랩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완성된 곡을 지난 20일께 나훈아의 집으로 보냈다.
“아직 나훈아 선배님이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으셨어요. 주위에서 ‘무언의 반응’이 오히려 암묵적인 칭찬이라고 좋게 이야기 해 주시더군요. 하지만 전 나훈아 선배님이 제 곡을 아직 안 들어보신 것은 아닌 지 걱정돼요. 4월부터 열심히 ‘갈무리로’ 활동하면 그때는 알아봐 주시겠죠?”
이로는 2002년 유명 힙합 가수인 윤미래와 함께 그룹을 결성할 뻔 했다. 그러나 음반을 준비하던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나는 바람에 이로는 아버지의 권유로 일찌감치 군대에 갔다.
“군대에 다녀온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백수처럼 1년을 보냈어요. 정신 차리고 난 후, 지난 해 여러 오디션에 응시했는데, 1등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갈무리’의 랩 가사는 나태했던 제 스스로에게 마음을 다잡으라고 보내는 메시지에요.”
이인경 기자 lik@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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