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와인버거 전국방장관<사진>이 28일 사망했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향년 88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며 옛 소련과의 군비경쟁을 주도해 미국의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온 와인버거 전장관은 이날 오전 메인주에 있는 자택 인근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생한 와인버거 전장관은 1941년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뒤 육군에 입대해 태평양 전쟁에 참가했으며,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 백악관 예산국장으로 들어가 `위대한 사회’를 표방한 린든 존슨 행정부가 늘려놓은 방만한 재정 감축 작업을 강력히 추진했다.
와인버거 전장관은 그러나 1981년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에 임명돼 이른바 `스타 워즈’로 불리는 전략방위계획을 밀어붙이며 미 역사상 평화시 최대 규모인 2조달러의 군비를 쏟아부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런 고집스런 군비확장 노선으로 소련과의 군축협상에서 일부 양보할 것을 주장하던 조지 슐츠 당시 국무장관 등 각료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고인은 레이건 대통령의 특별한 신임을 받던 측근으로 1985년 이란 콘트라 사건 때 처음에는 이란에 대한 미사일과 부품판매에 반대했으나 레이건 대통령이 지지 입장을 밝히자 이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