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일시불 쾌척 API 신정호 대표
보안장비로 주류시장 성공 공략
시카고 한인들의 꿈인 문화회관 건립을 한발짝 앞당기는데 너무나도 소중하고 또한 거액이기도 한 10만달러를 쾌척한 신정호, 줄리 최신(신은주) 부부는, 플리 마켓에 티셔츠를 내다 팔아 학업을 계속하던 힘들었던 젊은 시절로부터 이민생활을 시작해 연매출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두 중견기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로 우뚝 선 자랑스런 한인들이었다.
처음 이민왔을 때부터 용산고 동문회에 활발히 참여하며 지금은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등 한인커뮤니티와의 끈을 놓고 있지 않는 신정호(47)씨는 한번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잊어본 적이 없고 딸들도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말을 아주 잘할 만큼 그 뿌리를 잃지 않고 있다며 미국보다는 한국에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고 당당히 말한다.
▲흑인동네에서 티셔츠 팔던 힘든 시절도…
서강대 영문과 재학 중이던 1980년 스물 한 살의 젊은 나이로 동갑내기 여대생 줄리 최씨를 아내로 맞아 백년가약을 맺었던 신정호씨가 미국에 가족 이민을 오게 됐던 때는 1981년. 앞으로 미국에서 무엇을 해야 될지를 고민하던 청년 신정호씨는 낮에는 회사에서 파트타임 경리사원으로 일하고 저녁에는 시카고 소재 트루만 칼리지에서 영어 및 기초 과목을 수강하면서 공부를 계속했다.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도매상에서 티셔츠나 운동복을 떼어다가 플리마켓에서 팔면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여름의 불볕 더위와 살을 에는 겨울 날씨 속에서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디비전이나 쥬타운의 흑인 동네 플리마켓에서 물건을 내다 팔 때가 육체적으로 제일 고단했던 시기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젊음 하나를 밑천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신씨는 회상한다.
1985년에 일리노이대학(어바나-샴페인)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신정호씨는 은행으로부터의 학자금 융자와 정부보조금, 그리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공부에 전념했다. 이때 진 빚은 그 뒤 10년 동안 갚아 나가야할 정도였다.
▲미국 대기업 취업과 사업 시작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꿋꿋이 학업에 열중해 1987년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AT&T에 취업해 근무하다 1990년 모토롤라로 스카웃되어 아시아 기술 담당을 하다가 부업으로 API 트레이딩이라는 무역회사를 91년 창립했다. 사업 계기는 직장 다니면서 무역회사도 한번 해보자는 취지였고 사업 규모도 이때까지는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 1993년 DOOCO 일렉트로닉스 USA를 아내 줄리 최신씨와 함께 시작하며 모토롤라에 충전기를 공급하면서 신씨 부부의 사업은 일대 전환을 맞게 된다. 신정호씨의 어머니 한정란씨가 며느리가 사업을 시작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손녀들을 흔쾌히 돌봐주었고 경영학을 전공한 줄리 최신씨의 탁월한 사업 감각으로 DOOCO사는 지금 한국과 중국에 현지 공장까지 갖춘 견실한 셀폰 부품 업체로 성장했다.
1996년에 신정호씨는 모토롤라를 사직하고 API 트레이딩 대신에 API 커뮤니케이션스라는 이름을 걸고 통신사업에 뛰어들어 MCI 월드컴 같은 대기업의 통신 장비 설치 계약을 따내게 되는 등 뉴욕, 샌프란시스코, LA, 달라스 등 미주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갔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의 여파로 엔론사나 MCI가 도산하는 등 통신업계가 휘청거리자 신씨는 CC-TV 같은 보안 장비 시스템 사업으로의 전환을 꾀했다. 1~2년 동안 한국의 여러 생산 업체 중에서 실력있고 좋은 회사들을 찾아 제품을 납품받고 API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품질 최우선 경영
그는 무수히 많은 감시 카메라 제작·판매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품질 최우선 경영을 구사했다. 흔히 사람들이 가격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가격만 따지다가는 낮은 품질로 인해 고객들이 피해를 입거나 사업가들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얼마나 애프터 서비스를 확실히 책임지느냐도 관건입니다. 최근 뉴욕 타임스가 CC-TV를 업소나 가정에 설치하겠다는 설문 응답이 많은 것을 바탕으로 보안 장비 분야가 2010년까지는 계속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던 것처럼 신씨의 미래를 내다보고 유망 분야에 남보다 앞서 뛰어드는 사업가 정신은 주효했다. API는 주로 미 주류사회의 호텔, 주유소와 같은 대형 체인점들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신씨 부부가 각각 CEO로 있는 API 커뮤니케이션스와 DOOCO 일렉트로닉스는 버펄로 그로브 소재 미국 본사와 한국 사무실·공장, 그리고 중국 공장까지 합해 9백여명의 한인과 타인종 직원들을 바탕으로 연매출 수천만달러를 달성하는 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정호씨는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내가 고객이라면 무엇을 원할까를 항상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죄 예방의 필수품 감시 카메라 사업
그가 운영하고 있는 API의 보안 장비 시스템은 한인 상가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리 만큼 주목받는 분야이다.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고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있어 이제는 필수품이 된 감시 카메라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기능은 한차원 개선됐지만 그 가격은 많이 저렴해졌다고 한다. 4~5년 전에 5천달러 정도는 들여야 CC-TV를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1천달러 이하로도 가능합니다. 카메라 설치 후, 범인을 쉽게 잡았다거나 만족스럽다는 말을 고객들로부터 많이 듣습니다. API에는 한국 직원들도 다수여서 한인 업주들의 보안 장비 구축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문의: 847-419-9700)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자부심 잃지 말아야
한국인의 뿌리를 잃지 않은 채, 끝없는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미국 주류비즈니스계 한 복판에 당당히 선 신정호씨. 아내와 함께 기쁜 마음으로 문화회관 건립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우리가 미국 주류 사회속에서 살아야만 하고 살고 있지만 항상 코리안 아메리칸이지 네이티브 아메리칸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우리 세 딸 원진, 원선, 원미도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속에서 한국인들에 의해 세워진 우리들만의 전용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한인들에게 뿌듯하고 미국 친구들에게도 자랑할 만한 기쁜 사업입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정호씨는 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업해서 소득을 얻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한인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찬 일이라 생각한다며 특히 한인들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를 통해 성공하신 분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문화회관 건립에 참여한다면 우리들의 꿈이 실현될 날은 더욱 가깝게 다가올 것 같다고 전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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