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성인시트콤 ‘소울메이트’ 코믹 자제… 재치있는 상상력 기대한 시청자 ‘실망’
지나친 새로움이 어색한 생소함이 됐을까.
본격적인 성인 시트콤의 안방극장 안착이라는 취지로 지난 13일 첫 방송된 MBC 월요 시트콤 ‘소울메이트’(극본 조진국ㆍ연출 노도철)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스타트를 끊었다.
미국의 인기 시트콤 ‘섹스 앤 더 시티’의 한국판을 표방한 ‘소울메이트’는 새로운 소재와 형식을 앞세워 최근 급격한 하향세에 접어든 시트콤 장르의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가치관이 다른 6명의 남녀가 ‘소울메이트’(전생의 인연에 인한 영혼의 연결)의 인연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뤄 안방극장에 새로운 멜로 공식을 도입하고, 과감한 표현 수위와 대사로 성인 시청자를 공략하는 등 분명한 기획의도와 마케팅 전략을 갖고 출발을 알렸다. 누드를 연상케 하는 포스터와 케이블 채널을 통한 광고 등 독특한 홍보로 상당한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3일 첫 방송된 뒤 2주간 ‘소울메이트’가 받아 쥔 성적표는 일단 실망스럽다. 2주간 평균 5.7%(TNS미디어 집계)에 그쳤다. 시청자 반응은 ‘낯설다’, ‘생소하다’는 게 주류였다. 지나치게 새로움을 추구한 점이 시청자들에겐 어색하고 생소하게 비춰졌던 것이다.
‘소울메이트’는 확실히 색달랐다. 소재의 새로움을 제쳐두고 생각하더라도 영상이나 전개 방식 등도 새로웠다. 시트콤을 표방하긴 했지만 시트콤의 기본 특성인 코믹함은 배제된 분위기였고, 웃음을 위한 장치로 꾸며진 세트가 아닌 일상 생활의 공간에서 상황을 풀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장미인애(민애), 최필립(필립), 오타니 료헤이(류헤이) 등 출연자들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과감한 연기들 또한 좀처럼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는 새로움이었다.
일단 초반부에 드러난 형식상의 새로움은 어색함으로 귀결됐다. 시트콤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닌 장르 불명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제작진은 이를 ‘시라마(시트콤+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라 정의하고 싶어했지만 시청자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선정적이고 과감한 화면은 불편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간 인상이다.
‘소울메이트’는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기발하고 발칙한 상상력을 한껏 발휘했던 노도철 PD의 작품이기에 노골적인 선정성은 시청자들에겐 기대를 저버린 것으로 받아 들여진 것이다.
노도철 PD는 “방송 후 1개월 정도는 홍보 기간으로 삼고 새로운 실험을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새로움을 익숙하게 만들어 어색함을 덜어 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단순한 새로움의 추구보다 노도철 PD가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보여준 재기발랄함을 발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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