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시리즈 최신작 ‘카지노 로열’의 본드는 멋쟁이 신사라기보다 육식동물처럼 거친 인물이 될 것이다. 새 본드역의 대니얼 크레이그.
인물묘사·장면등
“완전히 딴판”
오는 11월17일 개봉을 앞두고 현재 바하마의 내소에서 촬영중인 007 시리즈 최신작 ‘카지노 로열’(Casino Royale)은 과거 시리즈들과는 달리 인물 묘사나 기술적인 면에서 저예산의 예술영화 분위기를 느끼게 만든 저예산 스타일의 영화라고 USA 투데이지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내소 촬영현지에서 보낸 기사에서 테러리스트를 쫓는 본드는 과거 40년간 팬들에 익숙했던 말쑥한 멋쟁이가 아니라 피를 흘리고 온 몸에 상처를 입은 남루한 모습의 본드라고 말했다.
에바 그린.
매츠 미켈슨.
멋쟁이 미남 제임스 본드가
피흘리고 남루한 사나이로
종전 호화로운 휴양지등이
쓰레기더미·빈민가 무대
이번 시리즈의 본드는 거친 거리의 사나이 스타일인데 시리즈의 유명한 오프닝 장면도 흑백으로 찍었다. 그리고 영화가 컬러로 변하면서도 카메라가 부단히 움직이면서 기록영화 분위기를 내고 있다고. 로케이션 촬영도 호화로운 휴양지나 별장 장면도 있긴 하지만 쓰레기와 폐차들로 어지러운 빈민가 분위기를 십분 살리면서 위험한 기운을 갖추게 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한마디로 말해 이번 시리즈는 본드의 재탄생으로 최근 시리즈의 만화적인 스타일을 떠나 내용에 깊이가 있고 비극성마저 갖춘 보다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다. 제6대 본드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38)도 “이번 시리즈는 과거보다 복잡한 성질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 총 21편의 시리즈(북미 총수입 13억달러)에서 미남신사 스타일의 본드와 친숙했던 일부 팬들은 무명이다시피 한 푸른 눈의 금발인 크레이그의 배역 선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크레이그는 스필버그의 ‘지옥으로 가는 길’에서 폴 뉴먼의 사이코 아들과 영국산 소품 ‘레이어 케이크’에서 드럭 딜러로 나온 무명이다시피 한 배우.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크레이그가 세련미와 남성미가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 그러나 크레이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본드에 육식동물의 맹렬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시리즈의 작자인 이안 플레밍의 소설 속 본드는 과거 영화의 본드와 달리 거칠고 잔인한 남자로 신사 멋쟁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역대 본드 중 가장 소설에 가까운 본드는 ‘살인면허’ 등 2편의 시리즈에 나온 티모시 달턴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팬들의 반대에 대해 크레이그는 “‘카시노 로열’은 플레밍이 쓴 소설의 첫 작품이어서 본드는 허점과 실수가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면서 “팬들은 이런 인간적 본드에 애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가 보다 사실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점은 영화 속에 Q라는 인물이 없다는 데서도 증명된다. Q는 로켓 자동차, 폭발하는 치약, 레이저 시계 등 온갖 신병기를 본드에 만들어준 장본인. 본드는 영화에서 이런 기계들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몸 하나로 적과 맞선다. 감독 마틴 캠벨(007 영화 ‘골든 아이’의 감독)도 “이번 영화는 생각하는 사람들은 본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자 마이클 윌슨은 요즘 팬들이 냉소적이면서 허점이 있는 액션 영웅을 좋아하는데 착안, 본드가 어떻게 해서 살인면허를 얻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아울러 본드 걸도 단순히 본드의 섹스 대상이 아닌 본드의 약점을 이용할 줄 아는 팜프 파탈(치명적 여인)로 만들기로 했다. 이 팜프 파탈로 프랑스의 요염한 젊은 배우 에바 그린(25)이 나온다. 그린은 본드의 동료 스파이 베스퍼 린드로 나오는데 본드는 린드와의 관계 때문에 이 후 여자를 사랑하나 버리는 버릇을 갖게 된다고.
한편 본드의 적수인 르 쉬프르도 만화 같은 초인적 악인이 아니라 국제 테러조직을 위한 은행가로 나온다. 재미있는 것은 르 쉬프르가 조직의 재정을 살리기 위해 고액의 판돈이 걸린 바카라 게임을 본드와 한다는 것. 본드는 몬테네그로에 있는 르 쉬프르를 추적, 제목과 같은 카지노에서 우선 육체적 싸움이 아닌 카드게임으로 적을 이겨야 한다. 르 쉬프르역은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아서왕)이 맡았다.
플레밍이 1953년에 쓴 ‘카시노 로열’은 1967년 데이빗 니븐이 본드로 나오는 007 풍자영화로 만들어졌으나 이것은 시리즈로 취급되지 않는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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