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코쿤 스타일의 일등석은 사무용도 및 침대 두 가지 목적으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 빵빵, 노래 1,000곡 장전
서울가는 13시간 “너무 짧아요”
대한항공이 기내 인터넷과 최첨단 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 시스템 등 각종 신기재를 장착한 차세대 항공기(B747-400)를 지난달 15일 LA-인천 노선에 처음 투입됐다.
B747-400의 투입은 미주 노선에서는 지역에서는 뉴욕-인천에 이은 두 번째로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를 세계적인 항공사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한항공은 창사 35주년을 맞은 지난 2004년부터 총 6,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기내 개조작업을 벌여왔다. ‘세계 10대 항공사’로 발돋움하는데 있어 서비스 업그레이드가 필수라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에 사운을 걸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기내 서비스 개선은 사업 특성상 투자는 크지만 당장 이익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자 입장에서도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터였다. 지난 2월17일 오전 11시15분 LA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KE018편을 타고 대한항공의 차세대 항공기와 새로운 기내 서비스를 자세히 알아봤다.
3만피트 상공서 친구들과 메신저 대화
새 코쿤 시트 “두발 쭉 뻗고 잡니다”
▲“어 너 한국 간다더니…”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인터넷 서비스다. KE018편 전 좌석에는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된다. 노트북을 소지하면 전원도 꽂을 수 있고 자유자재로 이용 가능하다.
고도 3만피트 상공에서 메신저에 접속했더니 친구들이 “너 한국 간다더니…”하며 놀라는 눈치다. 시속 1,000km가 넘게 달려도 상공에서도 속도는 지상에서와 동일했다.
러시아 영공을 지날 때는 접속이 불안정해지는 단점이 있다. 한국 영공으로 들어서면 접속 속도는 다시 빨라진다. 29.95달러에 무제한 사용이다.
▲“인터넷이 왜 필요해. 난 AVOD.”
인터넷이 사용 가능하지만 급한 비즈니스가 아니라면 굳이 인터넷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볼거리, 들을 거리가 너무 많아서다.
KE018은 전 좌석에 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가 장착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영화와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기자 역시 인천으로 가는 13시간 동안 한국 영화 두편(새드 무비, 야수와 미녀)과 다큐멘터리 두편(세계의 명차, 월드컵 명장면)을 감상하고 나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1,000곡이 넘는 음악을 감상하려면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다. 영화는 클래식에서 최신 할리웃 영화까지 50여편.
▲“고급 도자기, 눈에 띄네”
같은 음식이라도 담는 그릇과 분위기에 따라 맛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비즈니스 이상 상위 클래스에 고급 도자기로 서빙하고 있다.
도자 전문업체 ‘광주요’가 디자인했고 영국 황실에 납품한다는 영국 웨지우드(Wedgwood)사가 제작했다.
물고기 그림이 새겨진 후식 접시는 과일 먹는 운치를 연출했다. 비즈니스석 이상의 테이블웨어 역시 ‘버드나무’의 사계를 표현하여 차분함과 은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웬만한 일등석도 부럽지 않다
프레스티지 플러스 시트: ‘프레스티지 플러스’로 불리는 대한항공의 비즈니스석은 최고 170도로 펼쳐져 타 항공사의 일등석이라는 게 대한항공측 설명이다.
최대 길이 193cm로 길어 두발 쭉 뻗고 누워 숙면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작동법이 복잡하다는 점은 옥의 티라고나 할까.
일등석에는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코쿤 스타일’이 돋보인다. 코쿤 스타일은 누에고치 안에서와 같은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제공한다는 뜻.
인체 공학적 요소를 고려했고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칸막이를 설치, 기존 일등석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좌석 1개당 1억원의 설치비용이 들어갔다.
▲새로운 기내 공간-인테리어 변경
밝아진 시트 색깔도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퍼스트와 비즈니스석에는 한국 고유의 빛깔인 청자색을 도입, 한국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코노미석에는 감색과 초컬릿색을 사용, 차분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업그레이드된 기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같은 요금으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시간대를 잘 골라야 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하루 4회 LA-인천 노선을 운항하는데 새로운 서비스는 주 3회 KE017/8편을 통해 제공된다.
LA 출발일 경우 매주 수, 금, 일 오전 11시15분, 인천 출발은 매주 수, 금, 일 오후 3시에 차세대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
오는 8일부터는 KE017/8 전 노선으로 차세대 항공기 투입이 확대된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는 B747-400과 동일한 서비스 시설을 갖춘 B777기종을 LA-인천 밤 비행기에 투입할 예정이다.
승객에게 메뉴판을 들어보이는 이미옥(왼쪽), 전경은 승무원.
인터뷰-기내서 만난 이미옥·전경은 승무원
“새 비행기라 서비스 콜 확 줄었어요”
지난 2월17일 LA발 인천행 KE018편 비즈니스석에서 근무한 이미옥, 전경은 두 승무원은 “신기재 장착 비행기를 고객들이 모두 만족해 하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두 승무원은 새 비행기와 기존 비행기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승객들의 서비스 콜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라며 “각자가 원하는 시간에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승무원을 호출할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착용한지 6개월 정도 지난 새 유니폼을 입은 소감에 대해서는 “밝은 색상에 화려한 디자인이어서 고급스런 느낌”이라며 “하지만 몸에 꽉 끼어 활동하기에는 약간 불편하다. 밝은 색을 사용해 때가 잘 타는 단점도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두달에 한번 꼴로 LA행 비행기를 탄다는 두 승무원은 “LA는 미주 다른 지역보다 비행시간이 짧아서 좋다”며 “한인이 많아서 편하고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밤 길 다니기가 무섭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정대용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