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 이야기로 타운이 또 꿀렁인다. 새한은행의 김주학 행장이 ‘전격 이사회 소집’ 결과 물러나고 벤자민 홍 전 나라은행 행장이 기용되는 해프닝이 발생한지 한 달도 채 못돼 이번에는 나라은행의 양호 행장이 역시 ‘전격적으로’ 사의를 발표해서다. 양 행장의 경우 취임한지 겨우 1년 정도로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번 양 행장의 사임이 공식화될 경우 나라은행은 3개월 단명으로 끝난 홍승훈 전 행장(현 이이비 은행)에 이어 또 다시 행장 중도사태라는 상황을 맞게 된다. 자연 뒷말이 무성하다. 당장 은행 운영이 혼돈 속에 빠져들 것 같다는 얘기가 우선 그렇다. 나라은행은 은행 감독국으로부터 제재(MOU)를 받고 있다. 이사진에서 간부 직원 재편에 이르기까지 시시콜콜 관계당국의 내부간섭을 받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행장이 교체하게 되어 나오는 말이다.
사실 타운은행의 행장들이 갈릴 때마다 항상 잡음이 따랐다. 그 줄거리를 정리하면 ‘이사들의 지나친 간섭이 문제다’로 집약되는 것 같다. 말하자면 은행 경영의 프로는 행장인데 아마추어인 이사들이 너무 나선다는 것이다. 나라은행의 경우 전 행장들이 물러날 때마다 이런 말이 나왔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커뮤니티와 잘 맞지않는 양 행장의 경영 스타일이라든지 개인 사업 구상등 뒷이야기들도 나오지만 더 크게 들려오는 소리는 일부 이사들의 지나친 간섭과 견제다. 이사진간 갈등의 골이 너무 깊다는 말도 들려온다.
타운 은행의 잦은 행장 교체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경쟁이라는 측면보다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으로 떠돌아다니는 철새의 모양새만 더 부각되기 쉽다. 한 은행 행장이 쫓기듯 물러난다. 이를 갈며 설욕의 기회를 노린다. 마침 다른 은행에 기용된다. 그러면 얼마 후 예금주와 직원 빼내기가 .뒤따른다. 그 결과는 소모적 경쟁이다. 은행간 원한만 쌓인다. 스카웃 비용만 한없이 올라간다. 잦은 행장 교체, 이는 다른 말로 하면 타운 은행들이 안정적 운영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불안정한 곳에는 돈이 고이지 않는다. 적지 않은 한인들이 여전히 타운 은행을 기피하는 이유다. 이 점을 은행 당사자들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