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만장자의 첫사랑’서 현빈과 호흡…
연기자 되길 잘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배우가 맡은 역할로 배우의 본 모습을 상상한다. 요즘 세상에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언뜻 내비치는 실제 성격을 만나기 힘들다면 더욱 사람들은 배우를 극중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하기 일쑤다.
KBS 드라마에 몇 번 얼굴을 비치더니 갑자기 영화의 여주인공이 돼 나타난 이연희(18). 이연희는 아마 청순한 외모로 시청자를 그럴듯하게 속인(?) 경우가 아닌가 싶다.
흰 피부에 갸름한 얼굴, 가녀린 몸. 이연희는 천상 청순가련형의 외모를 지녔다. 그가 처음으로 얼굴을 내민 드라마 ‘해신’에서 맡은 어린 정화 역은 이연희의 그런 외모와 잘 부합했다.
드라마 ‘부활’ 출연 이후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보기 어려웠던 이연희가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감독 김태균, 제작 보람영화사)을 들고 관객을 찾아간다. 그는 9일 개봉하는 현빈 주연의 이 영화에서 상대역 최은환으로 출연했다.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할아버지의 어마어마한 유산을 받게 될 백만장자 고교 3년생 재경(현빈 분)과 강원도 산골 소녀 은환의 사랑 이야기.
난생 첫 주연작에서 이연희는 청춘 멜로 영화가 요구하는 주연 여배우의 임무를 무난히 소화해냈다. 남자 관객에게는 맑고 신선한 마스크로 다가가는 한편 여자 관객에게는 꾸미지 않은 소탈한 외모와 연기로 질시가 아닌 공감을 이끌어냈다.
’연기력이 부쩍 늘었다’는 칭찬의 말에 이 어린 배우는 연기가 늘었다기보다는…이라는 말로 응수했다.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이다.
드라마를 찍을 때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다시 한번 더 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못했어요. 어려운 선배님들도 계셨구요.
설명인 즉 갑자기 연기가 늘었다기보다는 드라마의 촉박한 제작일정 때문에 깊이 있는 연기를 못했다는 것. 순간 ‘신인 연기자치고는 당차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는 영화 필름이 그렇게 비싼 줄을 몰랐다면서 그런데도 이번 영화에서는 마음놓고 마음에 들 때까지 연기했다며 웃었다.
감독님께서 ‘(연기가) 아닌 것 같으면 다시 해볼래’라며 자연스럽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여러 번 연기할 수 있도록 해 주셨어요. 그래서 맘에 들지 않으면 계속 찍고 또 찍고 했죠.
그래도 평상시에는 울어본 적이 없는데 펑펑 울어야 하는 대목에서는 힘이 들었다라거나 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인데 초겨울에 찍느라 입김 방지용으로 입에 얼음을 물고 난 뒤 대사를 했다는 등의 이야기에서는 배우의 고초가 묻어났다.
이연희는 ‘해신’ 때는 한여름에 옷을 겹겹이 껴입고 촬영도 했는데요 뭐라며 그 정도 고생은 별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태연스레 말한다.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이연희에게 영화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고아원에서 자란 은환이 친엄마가 운영하는 분식집에 찾아가 ‘눈도 닮고 입도 닮았는데 왜 나를 못 알아보느냐’라고 묻는 장면이 있어요. 눈물을 흘리면서 연기하는 장면인데 앞에 있던 스태프도 모두 울더라고요. 그 장면을 찍고 난 뒤 ‘연기자가 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청순한 외모와는 다르게 성격은 털털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성의 느낌을 갖고 접근하는 남자친구들도 모두 동성친구처럼 만들어 버린다고. 태권도,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하고 특히 공으로 하는 구기 종목은 무조건 즐긴다.
실제 영화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연희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3학년 부회장 선거에 나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라고도 했다.
좋아하는 배우는 하지원. 이연희는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하지원 언니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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