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계파동이다. 온갖 대형 금융사기로 한동안 한인사회가 어지러웠다. 그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해 벽두부터 계파동이 벌어진 것이다. 한동안 뜸한 듯 했었다. 그러다 발생한 파동으로, 일부 계원의 피해액만 80여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전체 피해액은 쉽게 ‘백만달러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또 한 차례의 대형 사기사건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돈과 관련한 한인사회의 온갖 스캔들은 사실이지 계파동에서 주로 비롯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빠듯한 이민생활이다. 자본축적이 어렵다. 은행을 상대하기에는 크레딧이 쌓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목돈 마련을 위해,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온 것이 계다. 이민 정착기에 자본동원의 사금융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위험성이 너무 크다.
한인사회의 곗돈은 거의 다가 현금으로 거래된다. 계원들은 계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계원이 몇 명인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돈이 오간 데 대한 서류 근거를 잘 남기지 않는다. 곗돈은 계주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산출된다. 이런 취약점 등으로 상부상조가 목적인 계가 사기에 악용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계도 그렇다. 전체 계원은 24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로 모르는 관계라고 했다. 계주 한 사람만 보고 계에 들었던 것이다. 계주가 월 3%의 이자를 꼬박꼬박 돌려줘 철석같이 믿었다. 계주가 잠적한 상황에서 나온 한 계원의 푸념이다.
문제는 계가 한인사회에서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번 계파동이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피해액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또 현금거래의 내역이 드러날 때 받을 불이익이 두려워 쉬쉬해서 그렇지 크고 작은 계파동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번 계파동을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왕 계를 시작했으면 보다 투명한 회계기록을 남기는 사금융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원시적이고 위험한 계보다 공공 금융기관을 제대로 이용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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