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피니션 중계방송
고화질 제품 찾는 이 많아
전자제품 매장 외에도
홈디포·콜스 등도 판매
대부분의 소비자 전자제품 샤핑은 크리스마스에 절정을 이루지만 텔리비전만큼은 할러데이 시즌 대목이 1월말까지 연장된다. 이유는 한가지. 올해는 2월 5일에 펼쳐질 수퍼보울 때문이다.
“NFL과 칼리지 보울 시즌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하는 랜디 바움버거는 미서부지역에 32개 매장을 가진 ‘얼티밋 일렉트로닉스’ 사장. 할러데이 시즌이 최대 대목이어도 디지털 카메라나 오디오 장비 매상은 크리스마스 이후 떨어지지만 “텔리비전 매출만은 1월에도 계속 강세”라고 말한다. 특히 수퍼보울이 하이 데피니션으로 방송되므로 텔리비전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는데 “특히 요즘 디지털 TV 붐은 과거 흑백과 컬러 텔리비전이 교체되던 시기를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당연히 TV를 파는 곳도 많아졌다. ‘코스트코’나 ‘월마트’는 말할 것도 없고 수퍼마켓, 사무용품 전문점에서도 텔리비전을 취급하며 건축자재상 ‘홈디포’나 백화점 ‘콜스’ 같은 곳까지 LCD 텔리비전을 판매하고 있다.
TV는 2005년 1월의 가장 잘 팔리는 10대 모델의 매출이 8억7,590만달러로 그 전 11개월중 8개월보다 높았는데 분석가들에 따르면 스포츠 관련 TV 구매가 가장 많은 것은 12월 크리스마스 직후다. 그러나 메릴랜드주 로크빌의 ‘서킷 시티’ 매장 운영담당 매니저 조지 크레이튼에 따르면 수퍼보울 게임 당일까지 기다렸다 사는 사람도 많다.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라이벌인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싸웠던 지난 12월18일, 그 경기를 더 잘 보고 싶다며 고가의 TV를 사 간 손님이 3명이나 됐다. 이처럼 큰 스포츠 행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이 데피니션 텔리비전을 구입하게 하는 큰 이유가 되기 때문에 소매상들은 1월중에 TV 판촉에 열을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미네소타주 로즈빌의 베스트 바이 매장에 아내와 함께 TV를 사러 온 벤 지머맨.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 비디오 게임기 ‘X박스 360’, 올해 내로 나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 역시 하이 데피니션 TV를 통하면 더 선명하게 잘 보인다. 비디오 게임기가 하이 데피니션 TV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가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지난 주, X박스 360 소유주 10명중 9명은 하이 데피니션 텔리비전을 갖고 있거나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V 가격 하락도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작년 이맘때 30~34인치 LCD TV 가격은 평균 2,379달러였으나 현재는 1,556달러다. 모두 아시아 제품들 덕분이다. 스크린 제조사들이 밤낮으로 대형 유리 다루는 법을 연구해 보다 효율적이고 값싸게 플라즈마 스크린 만드는 법을 터득한 결과 2005년 1월에 TV 제조사들이 676달러에 사들이던 32인치 스크린 가격이 12월에는 544달러로 떨어졌다.
계속되는 가격 전쟁으로 소매 가격이 하락하고 소매상들의 이윤폭도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TV는 결코 값싼 물건이라 할 수 없다. “옛날로치면 자동차 한대 사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나는 이것보다 더 싼 차를 산 적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벤 지머맨(71)은 미니애폴리스 교외에 있는 로즈빌 소재 베스트 바이에서 아내와 함께 결혼기념일을 기념하여 26인치짜리 ‘소니’ TV를 구입했다. 주로 DVD만 볼 계획이지만 LCD 텔리비전 한대에 1,800달러, 워런티로 250달러를 지불했다.
대형 할인점들은 보통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므로 매장에 들어가 선반에 있는 TV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갖고 값을 치르면 되지만 ‘베스트바이’와 ‘서킷 시티’ 매장에서는 설치에 필요한 서비스도 패키지로 제공한다. 물론 그 추가 서비스에서 이윤을 남긴다.
온라인 매장에서는 가격이 더 내려갔다. 권장소매가격이 2,500달러인 ‘삼성’ 50인치 프로젝션 HDTV의 경우 온라인에서는 1,600달러면 장만할 수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그런 고가품도 매장에 먼저 가서 살펴보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척척 사들인다. 너무 가격 차가 나기 때문에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소니’나 ‘삼성’ 같은 자리잡힌 회사들과 경쟁하는 신생 제조사들도 많아졌다. ‘제니스’나 ‘RCA’ 같은 낯익은 상표가 붙어있는 것도 사실은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필리는 TV의 88%가 아시아에서 제조되고 있다.
신생 브랜드 가격 싸지만
품질 일정치 않은것 유념
새로 나온 브랜드들이 샤핑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기도 하다. ‘V’사의 ‘비지오’ TV가 그 한 예인데 이 회사 역시 본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TV들은 모두 아시아에서 수입해 온 것이다. V의 경우 ‘코스트코’를 통해 ‘비지오’를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코스트코’에서 팔면서 마진은 박하지만 급격히 전국적인 지명도를 획득한 ‘비지오’ TV는 요즘 서너개의 다른 전자제품 소매매장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컨수머 리포츠’지의 오디오 비디오및 이미징 담당 매니저인 제라드 캐타파노는 “저명 브랜드들과 달리 신생 브랜드들은 제품의 품질이 일정치 않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새로 나온 브랜드도 많고, 소매상간 가격경쟁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TV 가격 하락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제조원가의 하락”이라고 말하는 크롬웰, 위든 & 캄퍼니의 전자제품 분석가인 제임스 레이건은 그래도 20% 이상 이윤을 남기고 있는 소매상간 경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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