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박광순 미래은행장은 성장에 걸맞는 인적 투자와 시스템 강화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준영 기자>
“고성장은 고객우선주의 덕분”
지난 2005년 한 해도 한인 은행들의 고속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성장률면에서만 보자면 가장 돋보인 은행은 자산이 2.3배나 늘어난 미래은행이었다. 미래은행 약진의 선두에는 취임 1년차인 박광순 행장(61)이 있다. 지난해 3월 공식 취임한 후 첫 한 해 동안 은행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끈 그를 만나 성과에 대한 소감과 커뮤니티 은행가로서의 비전과 계획, 그리고 경영철학 등을 들어봤다.
지난해 순익 3.5배 껑충 ‘중소은행중 최고’
큰 은행이 못해 주는 신속한 서비스 지향
LA 외곽지역 지점 3곳 추가 계획
“이전 행장님이 닦아놓은 발판 위해 전 직원과 이사진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큽니다”
박 행장에게 취임 첫 해 좋은 경영성과에 대한 축하를 건네자 이같이 대답이 돌아왔다. 한인 은행권이 전체적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미래은행의 급성장도 그만큼 한인 경제가 양적, 질적으로 이전과 달라져 그만큼 빨리 성장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목표를 초과해 1년에 두 배 이상 성장하다보니 은행 감독국에서 너무 성장 속도가 빠른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습니다. 기존의 은행들이 7∼10년에 걸쳐 이룬 것을 미래은행은 3년만에 이뤘으니 말이죠. 이에 대해 한인 은행들의 성장이 모두 빠르지 않느냐, 한인 경제 전체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죠”
이같은 박 행장의 겸손에도 불구하고 미래은행이 기록한 성장 숫자는 눈부시다. 작년 한 해 자산성장률 137%를 기록한 가운데 여수신고가 각각 2.5배와 2.3배가 늘었고 순익면에서도 3.5배 증가를 보여 중소규모 은행들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실시한 2,200만달러 자본 증자분을 빼놓아도 자산 성장률은 2배를 넘는다.
지난해 미래은행이 최대의 성장을 이룬 데는 박 행장의 조직적인 경영 스타일과 그가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고객 만족 우선주의’ 문화가 변화를 가져온 것에 아무도 의심을 달지 않는다.
박 행장의 커뮤니티 은행관은 뚜렷하다. 고객과의 서비스에서 모든 결정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내리고 가격면에서 ‘항상 최대한 잘 해준다’는 원칙이다. 이를 통해 큰 은행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일한다는 박 행장은 원칙은 은행내에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는 ‘레드 테이프’를 과감히 없앤 데서도 드러난다. 미래은행은 행장 주재 론 커미티를 ‘일주일에 2차례‘와 같은 식으로 정해놓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바로 실시해 대출 결정을 내려준다. 대출이 접수돼 서류 준비가 완료되면 바로 다음날 10시 어김없이 론 커미티를 갖는다. 그렇다보니 론 커미티 미팅이 매일 열리는 때도 있다.
“이것도 ‘레드 테이프’를 없애는 거지요. 론 커미티 일정에 맞춘다고 하루 이틀이라도 지연되면 그만큼 고객들은 쓸데없이 더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박 행장은 특히 직원들에게 가격 경쟁과 친절에 최우선 중점을 두라고 강조한다고 한다. 대출과 예금에 가장 좋은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 고객 만족도도 높이고 장기적으로 고객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더 좋은 이자율을 줄 수 있는데 은행 직원이 자기 커미션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면 고객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은행원이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지 자기 커미션을 먼저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 행장은 1969년 한국의 외환은행에 입사한 뒤 본점 영업부장, 행장 비서실장, 뉴욕 지점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또 지난 99년부터 2001년까지 2년간은 현재 한미은행과 합병한 퍼시픽 유니온 뱅크(PUB)의 전신 가주외환은행 행장을 역임하며 나스닥 상장과 은행명 개칭을 이끄는 실적을 남긴 바 있다.
박 행장은 이같이 대형 은행과 커뮤니티 은행 양쪽 모두에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 규모인 미래은행에도 조직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경영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한인 은행들이 성장 과정에서 은행 감독국의 제재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어온 전철을 미래은행은 절대 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박 행장은 “많은 한인 은행들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BSA 이슈의 경우 시스템의 부재 문제 외에도 결과만 중시하는 한국식과 과정까지 모두 중시하는 미국식의 문화적 차이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며 “항상 기록하고 시스템화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직원들에게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은행은 올해 성장을 위한 상당한 외형적 변화를 예정하고 있다. 우선 외곽지역에 3곳의 지점을 추가해 지점망을 모두 6개로 늘릴 계획이다. 4월경 토랜스에 4번째 지점을 내고 이후 로렌하이츠와 밸리 지점 오픈을 예정하고 있어 올해 내에 LA를 중심으로 남부와 동부, 북부 각 방향에 외곽 지점망을 모두 갖춘다는 계획이다. 또 올 상반기중 은행 본점을 한인사회 금융가로 부상한 윌셔 블러버드로 이전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윌셔지점이 위치한 건물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박 행장은 이와 함께 앞으로 은행의 성장 규모에 맞는 인프라 구축을 앞으로 중점 경영 과제로 삼아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IT 부문도 강화해 고객 분석과 경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산 규모가 3억대를 바라보는 지금 미래은행은 진짜 도약 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은행은 규모가 커지는 만큼 감독 당국이 바라보는 눈의 높이도 달라집니다. 당장 비용을 들이더라도 인적 자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시스템을 충분히 보강해서 걸림돌 없는 성장을 해나가는 게 가장 큰 경영 목표입니다”
<김종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