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주 오픈 남자 우승은 로저 페더러가 어렵지 않게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달도 빠지고 전년도 챔피언 사핀도 빠져 흥미가 반감됐다.
올해 첫 그랜드 슬램대회 호주 오픈
맞수 나달·사핀 빠져 페더러 독주 전망
브래드 길버트 ESPN 특별기고
올해 세계 테니스 제전의 첫 막을 여는 호주오픈에서는 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팬들은 개막 첫날부터 설렌다. 샘프라스 이후 천하를 완전 장악한 로저 페더러가 대망의 그랜드 슬램을 향해 가는 첫 통과의례에 그치고 말지, 아니면 일취월장하고 있는 신세대 젊은 피들이 파란을 일으키며 새로운 스타로 탄생할 것인가. 불꺼진 미국의 희망 앤디 로딕은 일을 한번 낼 수 있을 것인가. 호주오픈 나아가 올해 세계 남자 테니스 판도는 어떻게 펼쳐질지, 명코치 브래드 길버트가 최근 ESPN에 특별 기고했다. 길버트는 선수시절 보리스 베커 등 강호들을 심심찮게 꺾어 언제나 위험한 선수로 지목됐고, 은퇴 후에는 애거시와 로딕의 마음과 기술을 조련해 정상에 올려 더 유명해진 날카로운 시각의 승부사이다.
호주오픈 남자 경기는 모든 것이 페더러 한 사람에게 달렸다. 현 남자 테니스를 완전 압도하고 있다. 왕년에 마티나 나브라틸로바, 크리스 에버트, 스테피 그라프, 모니카 셀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적수가 없다. 우승후보 0순위다.
그러나 페더러도 질 때가 있다. 2005년에는 도합 4번을 졌는데 그중 하나가 호주 오픈에서였다. 아무리 압도적인 선수라도 질 때는 분명 있다. 피트 샘프라스가 랭킹 1위로 세계 테니스를 장기 집권할 때도 가끔 작은 대회서 패하기도 했다.
페더러는 최근 그랜드 슬램 10개 대회에서 6번을 우승했을 정도로 절정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무리하는 법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잘 조절해 가고 있다. 그는 매 메이저 대회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참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주 오픈에서도 그가 우승할 확률은 아주 높다.
페더러를 제외하면 이번 대회는 강자들의 대거 부상으로 오리무중이 돼 버렸다.
안드레 애거시와 라파엘 나달이 부상으로 불참해 흥미가 반감돼 버렸다. 애거시는 페더러에 연패를 당하고 있지만 그나마 컨디션 여하에 따라서는 페더러를 넘어뜨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고, 나달은 꼭 페더러와 붙어야 할 선수다.
나달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와 돋보이는 개성미로 개인적으로도 가장 보고 싶은 선수다.
디펜딩 챔피언 마라 사핀도 빠졌다. 전년 대회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꺾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번에는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대회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애거시와 나달이 빠졌다는 것은 페더러에게는 섭섭한 일이지만 앤디 로딕에게는 분명 유리하게 됐다. 2번으로 시드가 올라가 페더러와 다른 조에 속하게 됐다. 로딕은 스타일이 호주오픈에 아주 적합해 결승에서 로딕-페더러전을 구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딕은 무지막지한 무기(서브)를 갖고 있는데, 코트 표면이 뜨거울 때 그의 게임도 더 잘 풀린다(페더러는 빠른 것보다는 약간 느린 코트 표면을 더 좋아한다). 공이 빠르게 튀는 코트 표면일수록 로딕의 서브는 더 브레이크 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팬들은 로딕과 페더러를 라이벌로 여기고 맞대결을 벌이길 고대하고 있지만 사실 페더러가 11번 붙어 10번을 이겼으니 일방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만약 로딕이 페더러와의 빅매치에서 이긴다면 그의 커리어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로딕의 커리어에서 도약의 계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페더러를 한번 꺾는 일이다. 만약 그랜드 슬램 대회서 한번 페더러를 꺾는다면 로딕의 플레이는 차원이 높아질 것이다.
로딕이 페더러에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4개 메이저대회 중 바로 호주오픈이다. 애거시와 마찬가지로 로딕은 10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잘 할 수 있는 선수다. 유럽 선수들은 추운 곳에서 호주로 오면 적응이 안돼 초반에 고전하지만 로딕에게는 날씨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이 점 로딕에게는 유리하다.
본고장 스타 레이튼 휴잇은 언제나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선수라 후반까지 살아남을 것이고 토머스 버디크는 주목해 봐야 할 선수다. 데이빗 날반디언도 대회 후반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이고, 프랑스의 두 젊은 선수 리처드 가스켓과 가엘 몬필스는 풍파를 일으킬지 모른다. 앤드류 머레이 역시 파란을 일으킬 앙팡테러블이다.
그러나 결승전 주말에 페더러를 보지 못한다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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