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요인 충분하나 경쟁심해 눈치
세탁인협, 단체구매 고려
천연개스비의 급등으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세탁업계는 가격 인상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카고 몬트로스 길에서 세탁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업주는 요즘 개스비 고지서가 예년에 비해 2배 정도 올라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얼마전에 받아본 고지서만 해도 개스 요금이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며 인건비 같은 다른 비용도 올라서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말한다.
지출 비용이 오르면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지만 염가 판매를 하고 있는 클리너스 디포 같은 대형 체인망이나 한인 세탁 업계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세탁소의 경우 손님들도 주머니 사정도 안 좋은 것을 감안해 가격을 올릴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블라우스, 바지, 스웨터 등 일부 품목의 세탁 요금을 25센트 정도 올린 상태이다.
코인 런드리 역시 많은 개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은 마찬가지이다. 시카고 남부 지역에서 코인 런드리 겸 드랍 오프를 운영하고 있는 서모씨도 연료 부담이 너무 가중돼서 가격을 올려야 되지만 그것이 쉽지 않아서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14일 시무식을 하며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제18대 한인 세탁인 협회에서도 개스비 인상으로 인한 대책 마련을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해 놓고 있다.
박부명 회장은 벌써 2년 전부터 공동 연료 구매를 통한 할인을 받기 위해 피플스 에너지 같은 연료 회사와 수차례 접촉을 하고 회의를 해오며 노력하고 있지만 업소마다 개스 사용량이 달라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피플스 에너지는 한 업소에서 한달에 최소 1천달러 이상의 개스를 사용하면 20% 할인해 준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협회 회원들을 조사해본 결과 매달 개스 사용요금이 1천달러 미만인 곳이 50%정도에 달해 이러한 단체 구매 계약이 제자리 걸음인 상태이다. 세탁인 협회에서는 개스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단체 구매를 앞으로도 주요 과제로 놓고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개스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작업 속도를 늘여서 프레스 단계에서 한 시간에 40피스를 하던 것을 3~4개 더 하는 식의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는 지나친 업무 부담을 낳아 사실상 실천하기 어렵다. 결국은 드랍 오프 매장이 도매 세탁 공장에게 주는 도매 가격을 인상하고 소비자 가격도 인상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박부명 세탁인협회 회장은 도매 가격은 30센트 소비자 가격은 50센트 정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드랍 오프에서 공장들에게 주는 세탁비를 인상해 주지 않으면 개스비 인상 부담이 공장들에게만 고스란히 전가돼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가격 인상이 쉽지 만은 않다. 드랍 오프 같이 손님들을 직접 대하는 소매업소에서는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고 주요 지역에는 세탁소들이 몰려 있어 혼자 먼저 가격을 내렸다가 손님을 뺏길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시카고 서버브에는 이미 가격을 올린 세탁소도 있고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가격 인상을 놓고 눈치를 보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10년 전과 동일한 지금의 세탁비로는 50% 이상 오른 개스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조만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한 목소리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가격 인상 요인이 있어도 함부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세탁 업계가 경쟁이 심한 것을 넘어 포화 상태인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세탁업을 대체할 새로운 업종의 개척이 필요한 때이다.
<이경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