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초대형 한인 교회의 2006년 예산 총 합계가 6,000만달러를 넘었다는 보도다. 전년에 비해 20% 정도 늘어난 액수로, 1,000개에 가까운 교회 수를 감안하면 남가주 한인교계의 올해 예산 총액은 수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말이 쉬워 ‘억달러’지 엄청난 액수다.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할 정도다. 사실상 무에서 시작된 게 미주 한인사회이고, 한인 이민교회다. 때문에 하는 말이다.
교회의 급성장은 커뮤니티 급성장과 비례한다. 뒤집어 말하면 한인사회의 경제발전은 한인교회 재정의 급성장을 가져왔다고도 할 수 있다. 사실 한인들의 땀과 노고, 그리고 기도의 결정체가 오늘날의 한인타운이고, 한인교회다. 이 점에서 ‘수억대 한인교회 재정시대’ 도래는 분명 큰 축복이다.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빛과 소금으로 비교되는 교회의 사명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회는 비대해졌는데 그에 걸맞게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물질주의, 물량주의, 세속주의의 흑암에 잠겨 있다’-. 교회 안팎에서 오래 전부터 나온 얘기다. 급격한 교회의 외적 성장에만 치중하다보니 사회에의 섬김, 사회정의 실현에는 무관심했다는 자성의 소리다. 그 흔적은 무엇보다도 교회 재정의 사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체 예산의 85% 이상이 교회 자체를 위해서만 사용된다. 구제 등 사회를 섬기기 위한 지출은 5%를 넘기기가 힘들다. 한국에서 나온 연구조사 결과로, 미주 한인교회도 이 범주를 넘지 못한다고 본다.
최근 한인 교계는 한 가지 뚜렷한 흐름을 보여 왔다. 연합운동이다. 교회가 교회 울타리 밖으로 나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를 섬기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LA 성시화 운동, 횃불기도 운동 등이 바로 그 일환이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인식의 전환이 이루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교회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인식전환과 함께 연합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부어진 물질적 축복’을 한인 교회들은 사회봉사와 헌신에 더욱 눈을 돌려 사용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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