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세상과의 연결이죠.”
퀸즈 플러싱의 세인트 캐빈 가톨릭 스쿨에 다니는 헬리나 박(13·한국명 박건우)양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소녀다. 친한 친구들과는 어색함이 없지만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이런 그녀가 6학년 때부터 발견한 자신의 재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박양을 변화시킨 일등공신은 바로 글쓰기. 학교에서 글짓기 숙제를 통해 진정한 글쓰기의 맛을 깨닫고 요즘은 자신의 글 창작에 열중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또한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것 같아 좋아요. 또한 나만의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내 손에 의해 숨을 쉬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 흥분되죠.”
글쓰기 사랑은 창작 소설 제작으로 이어졌고 벌써 자신의 블러그를 통해 게재한 소설만 20여권에 달한다. 장르는 대부분 판타지나 공상과학물 등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책들의 영향이 컸다. 판타지를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스토리와 캐릭터가 연상되곤
하지만 그녀의 소설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캐릭터와 가상의 현실 속에는 인간미가 넘쳐흐른다.
이는 소설속의 스토리는 그녀의 모습, 생활이 담겨져 있고 캐릭터 속에는 부모님, 친구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생활속에서 모든 소재를 찾고 또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은 캐릭터의 감정 묘사로 이어진
다. “내가 화날 때는 캐릭터도 화를 내고 내가 우울할 때는 캐릭터도 우울하죠.” 이처럼 생활 속의 모든 것들은 소설의 재료로 변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 블로그에 게재된 소설은 친한 친구들을 비롯해 많은 온라인 유저들에게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남긴 의견을 보면 칭찬을 하기도 하고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연재를 부탁하는 글이 월등히 많다. 그만큼 그녀의 글은 나이를 뛰어넘은 깊이를 찾아 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이런 박양의 재능을 느끼고 보다 질 높은 글짓기 교육을 제공하도록 부모님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소설 창작이 생활이 일부분이 되어버린 박양을 볼 때 ‘소설 창작만 생각하는데 공부는 잘 할까’라는
의구심이 떠오르지만 성적 또한 월등하다. 뛰어난 평균 성적은 물론이거니와 전국 표준 시험인 ‘테라노바(Terra Nova)’는 99점을 받아 학교에서 제일 높은 성적을 자랑하고 학교측으로부터 존스 합킨스 대학의 영재교육 프로그램(CTY)에 추천받기도 했다. 학교 선생님들이 박양을 표현하는 말로 가장 자주 쓰는 단어는 ‘gifted’.
나이를 넘어선 뛰어난 글 솜씨와 높은 성적을 보이는 박양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와 영화들을 얘기할 때는 영락없는 12세 소녀다. 만두와 김치찌게와 같은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테니스와 풍물놀이를 즐긴다. 나이가 들어서는 지금의 열정을 이어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자신만의 소설을 써 나가는 작가들을 볼 때 언젠가는 나도 저런 작품을 써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야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쥔다. 뱀파이어인 주인공이 다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의 소설 ‘Aaon Alive’ 속 캐릭터나 또다른 가상 세계의 히로인을 상상하며 오늘도 소설을 창작하고 있다. 박창경씨와 박화숙씨의 2녀 중 막내.<홍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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