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희망을 기원한다
병술년, 개띠의 새해가 밝았다. 좌절과 분노, 갈등과 증오, 대립과 다툼을 흐르는 세월에 실어 보내고 새해 새 희망을 기원한다.
우선 다사다난했던 지난 해를 뒤돌아 보면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 전쟁과 테러, 카트리나와 지진 등 대재앙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 과학계의 영웅이며 한민족 승리의 상징인 황우석 서울대 교수 신화의 몰락은 어쩌면 우리 민족의 자화상 같아서 더 비탄에 빠지게 한다. 보라! 신화창조에 있어, 물불 안가리고 부풀려 띄울 때는 어떠한 비판도 대안도 용납하지 않고 오직 한길로만 모두가 ‘올인’ 하다가, 이것이 추락할 때는 또 물불 안가리고 짖밟고 뭉개는 저 야만성과 가증스러움을... 이와같은 황우석 신드롬은 한국민의 조급한 빨리빨리 문화와 경쟁에서 이기려는 과욕이 부른 결과라고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황우석의 ‘사상누각’은 이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와 같은 반열의 사건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은 그래도 한국과학(줄기세포)의 근본과 우수성은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반성하고 도약의 계기로 삼아 결코 희망을 잃지 말자는 다짐이다. 한 시대의 영웅이 한 순간에 ‘사기꾼’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한국의 어느 신문은 상화하택(上火下澤). 즉 물과 불처럼 상극관계로 설명했다.
미국의 한민족 사회마저 ‘상화하택’의 물과 불처럼 상극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솔직히 지난해 시카고 한인사회는 우리의 대표라는 한인회장 하나 제대로 뽑지 못하고, 급기야는 사안이 법정에 계류 중이 아닌가? 연초 법원 결정이 어떻게 나던지 간에 우리 동포 사회의 상처는 크게 남을 것이며, 물과 불처럼 갈라진 한인사회 분규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같다. 그 보도 여파로 터진 한 언론인과 방송사간의 갈등은 빛바랜 이념논쟁까지 불러오는 등 한인사회 불화를 조장하고 있다. 잘못된 신화창조에 한국언론의 과오가 컸듯이, 한인사회 분규에 엄정중립과 객관적 보도에 충실해야할 동포 여론이 제 몫을 했는지 자괴심과 함께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새해는 우리 모두가 ‘네 탓’을 손가락질 하지 말고, 먼저 ‘내 탓’을 인정하는 겸손으로 시작하자. 공동체의 화목과 평화를 해친다고 지탄받는 인사들은 차제에 뒤로 물러 섰으면 좋겠다. 표면적으로는 한인사회가 내홍으로 중병을 앓고 있는 것 같으나, 우리의 미주 이민사는 꾸준히 내실있게 전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세들의 성장과 발전에서 그 변화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한인 2세들의 괄목할만한 진출은 좋은 예가 되겠다. 연방의회는 이달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제정했다. 이것은 주류사회가 한인사회의 위상을 인정한 쾌거다. 지금 지지부진한 시카고 문화회관 건립사업도 열린 마음이 관건이다. 일부 1세들의 독주가 아닌 2세들과 또 등 돌린 사람들의 힘이 합쳐질 때 목적은 달성되리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나 여행사의 시카고 직항 노선 개설은 서울과 시카고의 거리를 한결 단축시켰다. 2016년 올림픽 도시로 시카고 유치운동이 활발한 것 또한 고무적인 뉴스다. 어쩌면 올해 우리는 2002년 월드컵 신화를 독일서 재현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별히 새해를 맞아 아직도 포악한 독재권력 밑에서 신음하는 북한 동포를 잊을 수 없다. 그들의 잃어버린 인권과 배고픔을 우리는 잠시도 망각해서는 안된다. 미사일과 마약을 밀매하고 국가조직이 미 달러 지폐를 위조하는 범죄집단이 바로 북한정권이다. 그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고립으로부터 개혁과 개방의 길로 들어서게 하기 위해 해외동포들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새해 북한 땅에 광명이 비추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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