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뭔지 모르는 싸움 같이 돼버렸다. 벌써 수개월을 끌어오고 있는 한미동포재단의 내분 말이다. 갈등이 표면에 드러난 계기는 지난 7일 김시면 이사장의 기자회견이었다. 김지수 이사와 조지 최 이사가 재단에 재정적 손실을 끼쳤다며 이사장으로서 이들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이 이날 기자회견 주 내용이었다. 김 이사장은 동시에 두 이사가 자발적으로 재단을 떠나준다면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두 이사의 퇴출을 노린 ‘위협성 소송’임을 감추지 않은 셈이다. 이같은 소송 제기에 재단 이사 17명 중 절대 다수인 14명이 반발, 오히려 정관을 위반한 김 이사장의 퇴출을 요구하기에 이르면서 갈등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참으로 찹찹한 심정이다. 한인타운의 올드 타이머들이 모두 모인 이사회가 한미동포재단 이사회다. 한 마디로 원로급 인사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한인사회의 공적 재산인 한인회관을 관리하도록 맡긴 것이다. 이런 그들이 ‘이사장파’니 ‘반(反)이사장파’니 갈라져 싸움을 하고 있다. 거기다가 서로 치부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다. “이사장의 독선적 재단운영이 문제다. 개인의 감정적 처리에 불과하다.” “기부금을 약정하고, 약속을 이행한 이사는 극소수다. 송년파티를 한다며 노래방에서 2,000달러를 재단기금으로 썼다. 회의 때마다 드는 밥값 300~400달러를 이사들이 내지 않고 재단 수입금으로 썼다.” 등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여기저기서 나오는 얘기들이다. ‘봉사는 간 곳 없고 독선에, 군림만 하려는 단체장,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한 이사들’-. 한 때 한인단체 하면 떠오르던 모습으로, 한인사회의 오랜 병폐가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또 상당한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2세들 보기가 민망스럽다. 1세 한인단체들은 왜 싸움만 하는가 하는 질문이 들리는 것 같아서다.
갈등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어떻게 갈등을 풀어나가는가에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게 리더십이고 정치적 능력이다. 그건 다른 게 아니다. 양보할 줄 알고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미동포재단은 원로 단체답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재단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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