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통일 아카데미에서 패트릭 해처 박사가 한반도의 핵무기 도입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억제를 위한 6자회담이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시기에 실제로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온 주체는 미국이라는 사실이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미국학자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평통SF지역협의회(회장 정에스라)와 국제문화대학이 공동주최한 통일아카데미의 첫 강연 초청연사로 나선 패트릭 해처 박사(USF 아시아학과 교수)는 ‘누가 한반도에 가장 먼저 핵무기를 들여왔는가’를 주제로 자신의 한국주재 경험을 발표했다.
25일 오후 5시 샌프란시스코 유태인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해처박사는 “1950년대말 중국 및 소련과 한반도에서 대치했던 미국은 전략적 군사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1960년대 초 대전 인근 산악지역의 미군 특수부대에 장교로 근무했던 해처 박사는 자신의 부대가 핵무기를 관리하던 부대였다고 밝혔다.
이 비밀기지에 미국은 핵무기를 배치했고 어네스트 존 미사일을 핵무기의 운반수단으로 활용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전쟁의 휴전이 이뤄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 한반도의 북쪽 국경 너머에는 수백만의 중국군과 소련군이 주둔했고, 숫적으로 역부족임을 깨달은 미국은 핵무기의 배치를 통해 세력균형을 맞추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었다. 이는 당시 대륙간유도탄(ICBM)의 개발이 미비, 미본토에서 핵무기를 발사하기에는 사정거리가 짧아 한반도에 직접 핵무기를 배치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감안한 조치였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로 해처 박사는 1953년 휴전협정 당시 협정문에 미국과 중국 등 정전협상 당사국은 “어느쪽도 한반도에 신무기를 들여오지 않는다”고 약속했던 것을 미국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들여옴으로써 위반한 사실이다. 이는 “적은 숫자의 미군을 주둔시키면서도 대량살상 보복수단을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고 해처박사는 분석했다.
강연 말미에 해처박사는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한 현 미행정부의 일부 강경파들이 주장하는 북한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선제폭격에 대해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북한군의 포격으로 서울이 폐허가 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현재 한반도에는 “미군이 보유한 핵무기가 없다”고 한때 배치됐던 핵무기가 모두 철수된 것을 확인했다.
강연에 앞서 정에스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통일 아카데미를 통해 평통위원들은 물론 한미 일반인들의 한반도 문제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 아카데미의 다음 강연은 오는 11월 29일 산호세에서 전 미국무부 북한담당관이었던 케네쓰 퀴노네스 박사를 초청해 열릴 예정이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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