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제공돼 왔던 전선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미국에서는 이제야 시작되고 있다. 신시내티의 ‘커런트 커뮤니케이션스’는 신시내티의 로컬 전기회사 ‘시너지’의 전선을 이용하여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월 30달러를 받는다. ‘신시내티 벨’이나 ‘타임 워너 케이블’을 통한 서비스보다 15달러가 더 싸다.
미국서도 서비스 시작... 케이블보다 15달러 싼값
모뎀없이 어댑터를 전기 아웃렛에 꽂아 사용 편리
‘커런트’의 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집안의 어느 전기 아웃렛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가족 모두가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해도 속도가 느려지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벽에 꽂는 야구공 만한 잭으로 이서넷 케이블로 컴퓨터에 연결하는 것이다.
BPL(Broadband over Power Line)로 알려진 이 서비스는 현재 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케이블과 전화회사에는 커다란 도전이다. 케이블을 묻거나 집안에 선을 끌어 들이지 않고도 전기를 사용하는 집이면 어디든 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상업용 BPL 서비스는 신시내티의 커런트’와 ‘시너지’, 또 다른 BPL 제공사인 ‘컴텍 커뮤니케이션스 테크놀로지’와 제휴한 버지니아주 매나사스시의 2개지만 전국의 전기회사 수십개가 현재 이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으며 그를 운영할 ‘커런트’와 ‘컴텍’ 같은 전문가들을 기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새로 나온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서야 가정용 어댑터와 전화 송신탑 위에 설치해 전기선을 타고 오는 데이타를 무선 시그널로 변환시켜주는 장치의 가격이 업자들이 이 서비스를 판매해도 될만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재 신시내티 시내 5만 이상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인 ‘커런트’의 서비스는2007년까지는 25만가구로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측은 숫자를 밝히지 않지만 분석가들은 신시내티내 총 가구의 15%에 해당하는 7,500가구가 2004년 10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가입자 숫자를 보면 아직 신시내티 시내 케이블이나 전화회사 이용자에 비해 뒤지지만 벌써 그 정도라면 BPL이 될만한 장사라고 판단하는 회사들이 많다. 장비 가격이 계속 하락함에 따라 전용 데이타 라인은 없이 케이블이나 전화회사 네트웍을 사용해온 ‘어스링크’ 같은 인터넷 접속 회사도 BPL을 대안으로 사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어스링크’는 사실 2006년 전반기에 BPL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회사가 독자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길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제공사는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연방통신위원회도 현재 브로드밴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케이블과 전화회사에 대한 대안으로 BPL을 밀고 있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은 거의 없으므로 전화와 케이블 회사가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는 농촌 지역에서도 전기회사를 통해 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질 것을 희망해서다.
BPL을 이용하면 별도의 접속 서비스 제공자도 필요 없고 벽을 따라 선을 늘이거나 커다란 모뎀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그저 브로드밴드 어댑터를 집안의 아무 전기 아웃렛에나 꽂으면 된다. 방을 옮기면 어댑터를 가지고 다니면 된다. 어댑터 가격은 30달러 정도.
시너지 같은 큰 전기회사 입장에서도 BPL은 인터넷 서비스를 팔아 추가 소득을 올리는 것 이상의 이익을 준다. 전화 송신탑 위에 설치한 BPL 장치를 통해 각 가정에 양방향으로 데이타가 오고 가므로 전기가 나간 집도 재빨리 알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가정의 전력 소비량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계량기를 읽는 인력을 줄여 수백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국의 전기회사들이 이 꿩먹고 알먹는 신기술에 주목할 것은 당연지사. 지난 7월에 IBM은 휴스턴의 전기회사 ‘센터포인트 에너지’와 제휴하여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뉴욕의 ‘콘에디슨’도 이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투자가들 역시 눈을 돌려 7월에 ‘구글’‘허스트 그룹’과 ‘골드만 삭스’는 ‘커런트’에 1억달러로 추산되는 돈을 투자했다. 장비 제조사인 ‘인텔’과 ‘모토롤라’도 최근 어댑터및 기타 BPL장비의 표준을 개발중인 ‘홈플럭 파워라인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한편 ‘커런트’는 이미 올 연말쯤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포함한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할 계획이다. 전화기를 전화선이 아니라 BPL 어댑터에 연결하는 것으로 ‘커런트’는 고속 인터넷 접속과 무제한 전화 서비스를 번들로 묶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화회사보다 더 싼 값에 내놓을 예정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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