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효능 비슷한 ‘조코’ 제네릭 버전 시판 주목
처방약에 대한 지출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내년 6월이 되면 보험회사들과 정부 기관은 수십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환자들에게 ‘파이저’가 제조하는 혈중 콜레스테롤 강하제로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인 ‘리피토(Lopitor)’ 대신 성분은 비슷하지만 효능은 조금 덜한 ‘머크’ 제조 ‘조코(Zocor)’의 제네릭 버전을 복용시키는데 성공하면 말이다.
치솟는 처방약 비용 줄이는데 반가운 소식
브랜드 네임 집착 소비자 마음 바뀔지 관심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조코’에 대한 특허권 보호가 마감되는 내년 6월이면 환자들에게 ‘리피토’ 대신 일반약을 줄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온갖 마케팅 방법과 임상 실험 데이터를 동원하여 그를 저지하려는 파이저는 ‘리피토’가 주는 독특한 혜택은 특히 심장마비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비싼 값을 치를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약은 모두 ‘스태틴’이라는 종류의 약이다. ‘스태틴’은 올해만 거의 1억5,000만건이 처방돼 160억달러어치가 팔린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이다. 보험회사와 일부 심장전문의들은 환자들에게 ‘리피토’ 대신 제네릭 ‘조코’를 주는 것은 치솟는 약값을 줄일 안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가장 흔히 처방되는 ‘리피토’의 하루 복용량인 10mg을 먹으나 ‘조코’를 먹으나 낮아지는 콜레스테롤 수치는 비슷하지만 비용이 리피토는 하루에 2달러 이상 드는데 비해 제네릭 ‘조코’는 35센트도 안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의사들은 많은 환자들에게 최선의 약은 ‘리피토’라고 주장하는데 ‘리피토’를 둘러싼 싸움은 미국 건강관리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 준다. 1990년에 400억달러이던 처방약 비용이 해마다 물가인상률보다 훨씬 웃돌며 올해는 거의 2,500억달러에 가까울 정도로 치솟았지만 약값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도 스스로 일반약을 사먹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현재 미국의 실정이다. 모든 약값의 70% 가까이를 보험회사나 정부기관이 부담하므로 약효가 아주 조금만 좋더라도 값비싼 브랜드 네임 처방약을 선택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이다.
미국 환자들에게 브랜드 네임 약 대신 일반 약을 먹으라고 설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제산제의 경우도 ‘프릴로섹’이 몇년전부터 약국에서 값싸게 팔리고 있지만 사람들은 매우 비슷한 성분이지만 더 비싸고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프리배시드’ ‘넥시엄’’ ‘프로토닉스’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 세 약의 올해 미국내 매출은 100억달러에 달한다.
‘스태틴’은 간에서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LDL) 이 합성되는 것을 막아준다. 모든 ‘스태틴’은 화학적으로 비슷하지만 ‘리피토’의 주성분인 ‘아토바스태틴’이 ‘조코’의 주성분인 ‘심바스태틴’ 보다 더 강력하다. ‘리피토’의 최고 복용량인 80mg은 보통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57%까지 줄여줄 수 있지만 ‘심바스태틴’은 최고량을 복용해도 47%가 줄어들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렇게 많은 양을 처방받지 않으므로 두 약의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결과는 대체로 비슷하다.
몇개의 대규모 임상실험 결과 스태틴제는 심장마비와 뇌일혈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태틴제는 또 근육약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매우 안전해 보여 오늘날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이 됐다. 올해 미국내 스태틴 처방은 1억5,000만건으로 예상돼 1999년의 8,200만건보다 거의 2배나 많아졌다. 그 처방중 반은 ‘리피토’가 차지해 연간 1,200만명이 80억달러를 들여 사먹고 있다. 올해 전세계 ‘리피토’ 매출은 120억달러로 현재까지 가장 잘팔리는 처방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처방약은 그 발명자에게 최고 20년까지 독점 판매할 권한을 주는 특허의 보호를 받는다. 연방당국의 허가를 받는데 초기 몇년이 없어지긴 하지만 그 기간동안 새로운 약을 발명, 발견한 제약회사들은 개발비용을 되찾고 이윤도 남긴다. 그러나 특허가 만료되면 법률적인 보호 또한 사라진다. 다른 회사들도 그 약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오리지널과 똑같이 만들었다는 것을 FDA에 증명해야 하지만 그렇다. ‘리피토’의 특허는 2011년에 만료된다.
‘조코’의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6월 23일에 대비하여 일반약 제조전문인 ‘아이백스’는 이미 그 제네릭 버전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고 다른 몇개 회사들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더 많은 일반약이 나올수록 가격은 떨어져 현재 한알에 3달러가 넘는 ‘심바스태틴’ 가격은 35센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
‘조코’의 특허가 만료되면 제조사인 ‘머크’의 연매출 및 이익도 크게 적어진다. 그를 보충하기 위해 ‘머크’는 이미 다른 콜레스테롤약 ‘비토린’(Vytorin)을 내놓았다. 기존의 ‘조코’에 스태틴은 아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셰링-플로우’의 ‘제티아(Zetia)’를 합한 것인데 ‘리피토’만큼 효과가 있다. 따라서 두 회사 모두 의사와 보험회사를 상대로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약효가 더 좋은 것을 써야 한다고 적극 설득하고 있지만 ‘비토린’보다 ‘리피토’가 훨씬 더 인기이기 때문에 제네릭 심바스태틴이 표준 치료약이 될 경우 ‘파이저’가 입을 타격이 더 크다.
‘리피토’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파이저’는 이미 8만명을 대상으로 한 400건의 임상 실험을 실시하며 ‘리피토’가 다양한 종류의 환자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임상 실험 데이타를 근거로 ‘파이저’는 ‘리피토’의 약효 범위를 넓히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미 9월에 FDA는 ‘리피토’를 당뇨병 환자의 심장마비 및 뇌일혈을 막아주는 약으로 판매하는 것을 허가했다.
베일러 칼리지 의대교수이자 휴스턴의 벤텁 제너럴 하스피털 내과과장인 데이빗 하이먼 박사는 일반약이나 새로 나온 약이나 효과는 똑같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그렇게 많이 나왔어도 브랜드 네임 약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혈압 강하제의 선례를 볼 때 리피토를 다른 약으로 바꿀 환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정부와 보험회사와 환자들이 약값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리피토 판매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적지않아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