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와 거래를 하는 기업들이 뜨고 있다. ‘작은 정부’에서 ‘큰 정부’로 전환해 가는 과정은 사기업들의 변화에서 감지된다. 업계의 판도가 정부의 지출 규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각종 프로그램에 돈을 팍팍 쓰면 관련 기업들은 잔칫집이 된다. 특히 최근 수년간 방위산업체가 짭짤한 재미를 봤다. 레이시언(Raytheon)의 2005년 추정 수익은 220억달러,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은 31억달러로 2001년 이후 각각 86%, 128% 증가했다. 이들 대기업 말고 중소기업들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고속성장 500기업 중 ‘연방정부와 거래’ 2001년 9%서 올 14%로
상위 9개사 중 4개가 테러정국 속 ‘엉클 샘’에 납품해 수직상승
정부기관 통합 프로그램 제공 ‘MTS’사 3년간 7,979% 매출신장
‘Anteon’사 바그다드 시가전 훈련세트 3년간 2천여개 팔아
관련기업들 시장전망 낙관 속 경쟁업체 ‘직원 빼가기’ 우려
경제월간지 ‘Inc.’가 이번 주 발표한 ‘Inc. 500’에 따르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사기업 가운데 연방정부를 주고객으로 하는 경우가 9.11 뉴욕테러 사건이 발생한 2001년 9%였는데 2005년에는 14%로 증가했다고 USA투데이가 최근 전했다. 연방정부가 기업의 고속 성장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첨단 기술을 다루는 기업들은 워싱턴 DC와 근교에서 일하는 국방부와 조국안보부 직원 등 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 DC 다운타운에는 ‘Inc. 500’ 기업 가운데 42개가 터를 잡고 있다. 전국 어느 도시보다도 많이 밀집해 있으며 지난해보다 13개가 늘었다.
미군에 야간 투시경을 납품하는 회사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초고속 성장 기업 9개는 지난 3년간 4,650%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4개가 연방정부와 거래를 하고 있다. 덴버에 있는 ‘Merlin Technical Solutions’는 매출 증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정부가 필요로 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고 부를 쌓았다. 합법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는 웹사이트와 탱크, 군 장비, 페덱스 우편물, 휴대용 식수 등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웹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일반 시장에서 기술을 적용해 온 이 회사는 정부와의 계약으로 지난 3년간 7,979%의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또 버지니아 비치의 ‘ADS’는 군복, 야간 투시경 등을 연방 요원과 군에 납품해 매출이 3년간 6,000%나 늘었다.
정부 지출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방만한 재정지출에 대한 비판여론도 많다. 그리고 이들 기업들의 CEO들도 정부의 예산정책에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설령 정부가 지출을 줄이더라도 자신들의 기업은 별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물품은 정부에 꼭 필요한 것이므로 섣불리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신분증이나 국경보안 등에 필요한 장비를 납품하는 ‘Anteon’의 CEO 조셉 캠프는 “정부가 잠수함이나 구축함을 줄이더라도 우리 회사에서 납품하는 제품을 줄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들 기업이라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워낙 급성장을 하다 보니 직원 스카웃이 잦아 이직률이 높다는 점이다.
‘Anteon’은 워싱턴 DC 교외에 있는 중간 규모의 회사다. 그런데 정부와의 거래가 전체의 98%를 차지한다. 지난 4년간 수익이 2배 이상 늘어 1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핵심제품은 이라크 바그다드와 같은 도시들에서 전투할 때 필요한 훈련을 돕는 이동식 시가전 세트다. 목표물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집들이 들어서 있다. 음향효과와 녹음장치도 구비돼 있다. 아군이 테러범을 죽였는지 무고한 시민을 죽였는지 분별할 수 있는 장치도 돼 있다. 지난 3년간 이 훈련세트를 2,000여개나 정부에 팔았다. 테러에 박수를 치지는 않더라도 테러 정국으로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미시간대 컴퓨터학 교수이며 매서추세츠 렉싱턴의 ‘Arbor Networks’의 창업자인 파남 재하니언 박사는 연방 정부가 사기업들과의 계약을 통해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경제에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한다고 주장한다.
컴퓨터를 공략하는 바이러스 등을 색출해 제거하는 연구를 하는 이 회사는 국방부의 150만달러 무상지원에 힘입어 존립하고 있다. 바이러스 때문에 2005년에만 전국적으로 175억달러의 손실이 초래됐다. 현재 이 회사 거래의 70%는 MCI 등 대기업과 중간 규모의 기업들과 이루어져 있다. ‘Arbor Networks’는 지난 3년간 4,651%의 매출신장을 보여 ‘Inc. 500’에서 9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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